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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 누가 류현진에게 돌을 던지나

2022-06-19 00:13

류현진
류현진
한 치 앞을 보지 못하는 게 인간이다. 그래야 인간이다. 그래서 인간사는 흥미진진하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신 이야기는 재미가 없다.

메이저리그라고 KBO와 다를 게 없다. 어차피 그곳에서도 인간이 야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다시 수술대에 오른 것에 대해 말들이 많다. 올 시즌은 이미 날렸고, 계약이 끝나는 2023시즌 등판도 불투명하다.

이에 미국 매체들은 “토론토에서 류현진이 던지는 모습은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라고 한탄했다.

어떤 매체는 “류현진에게는 매달 꼬박꼬박 월급 받는 일만 남았다”고 비아냥댔다. 4년 8천만 달러가 아깝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이 같은 비판이 합당하게 들릴 수도 있다. 일은 하지 않으면서 천문학적인 돈만 챙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류현진이 이렇게 될 줄 신 이외에 누가 알았겠는가? 아무도 몰랐다. 본인도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부상이 마치 류현진의 전적인 책임인 것처럼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따지고 보면, 류현진과 비슷한 케이스는 메이저리그에 비일비재하다. 매년 발생한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월드시리즈에서 맹활약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 천문학적인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그는 계약하자마자 부상을 입었다. 사실상 놀고먹었다. 올 시즌에도 오랜 재활 끝에 마운드에 올랐으나 한 경기 등판 후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그가 그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스트라스버그와 함께 월드시리즈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앤서니 랜든도 마찬가지였다. LA 에이절스는 7년 2억4500만 달러에 랜든과 계약했다. 그러나, 그 역시 매 시즌 부상으로 부진했다. 올해도 부진은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손목 수술로 시즌을 마감했다. 누가 랜든이 그렇게 될 줄 알았겠는가?

아직도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도 비슷한 케이스다.

누구도 탓할 수 없다. 선수를 탓할 수 없다. 그렇다고 구단을 탓할 수도 없다. 몰랐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일부러 부상당했을 리 만무한데도 사람들은 그에게 마구 돌을 던지고 있다.

이들은 2020년까지만 해도 류현진에게 8천만 달러 중 1센트도 아깝지 않다며 ‘류비어천가’를 불러댔다.

그런데 이제는 본전 타령을 하고 있다. 인간의 마음은 이처럼 간사하기 짝이 없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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