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V골프 인비테이셔널은 상금 규모가 PGA 투어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최고다. 시즌 총상금이 2억 5500만 달러(한화 약 3,236억 원) 규모에 달하며, 정규 시즌 각 대회에 걸린 총상금은 2,500만 달러(한화 약 310억 원)다. 여기에, 정규 시즌 7개 대회 합산 개인 랭킹 포인트 상위 3명에게는 별도의 보너스 상금까지 주어진다.
상금 규모도 어마어마하지만, PGA 왕년의 스타들이 대거 모였다는 사실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메이저 대회 최고령 우승자 타이틀을 보유한 필 미컬슨을 비롯해 세계 랭킹 15위 더스틴 존슨, 케빈 나 등이 출전한다.
대회 방식도 특이하다. 존슨은 “모든 선수가 동일한 시간에 티오프 하는 샷건 방식으로 모두가 동일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선수들의 진짜 실력을 테스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LIV 출범에 PGA 소속 선수들이 속속 PGA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다. 케빈 나와 존슨은 탈퇴를 공식화했다.
그러자, PGA는 LIV에 참여하는 선수를 징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미국 매체들과 타이거 우즈 등 PGA 소속 선수들은 LIV행을 결정한 선수들을 향해 거센 비판을 가하고 있다. 최악의 인권 탄압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피 묻은 돈’에 굴복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왕실을 비판했던 미국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를 암살했다.
또 동성애자, 여성 등 소수자를 제도적, 법적으로 억압하고 있다.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타이거 우즈와 미국프로농구(NBA)의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를 비롯한 수많은 선수들 역시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즈와 제임스 등은 역시 인권 탄압 국가인 중국을 상대로 직간접적으로 막대한 돈을 챙겼다.
조금 더 확대하면, 미국 내 수 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상대로 ‘피 묻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국가 차원으로 확대하면,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도 중국을 상대로 교역을 하고 있다.
이들의 말대로라면, 한국과 미국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등 인권 탄압 국가들과 교역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모두가 그렇게 하면서 살고 있다.
미컬슨 등 LIV행을 결정한 선수들에게 무조건 돌을 던질 수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LIV가 돈으로 선수들을 유혹하는 행위가 잘하는 짓이라고 할 수도 없다. 선수의 영혼까지 돈으로 사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참가하기만 해도 막대한 돈을 챙길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에 넘어간 선수들 역시 딱하기는 매한가지다.
또 LIV가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PGA 소속 선수들이 LIV행을 결정할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올드 보이’들의 ‘돈 잔치 이벤트’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PGA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우즈가 움직이지 않는 한 스코티 셰플러 등 젊은 선수들 역시 LIV행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IV가 상금액만 많은 또 다른 형태의 시니어 투어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