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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골프팬, '포레스트 검프' 처럼 PGA투어 4만2천홀 걸어서 관람…PGA '용기상 수상'

2022-02-10 07:17

지팡이를 짚고 PGA투어 대회를 걸어서 관람하는 그레고리.[PGA투어 제공]
지팡이를 짚고 PGA투어 대회를 걸어서 관람하는 그레고리.[PGA투어 제공]
뇌성마비에 걸려 불편한 몸이지만 14년동안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장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을 따라 4만2천 홀을 걸었다. 정상인도 하기 힘든 여정이었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았지만 영화 '포레스트 검트' 마냥 자신의 길을 갔다. 그가 이런 선택을 한 것은 단지 청소년들에게 불굴의 의지를 심어주기 위해서이다. 1백만달러의 자선기금을 모아 청소년 재단에 기부하는 선행을 베풀기도 했다.

PGA투어는 WM 피닉스오픈 개막을 이틀 앞둔 9일(한국시간) 피닉스오픈 개최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TPC 스코츠데일에서 '용기상'을 D J 그레고리에게 수여하는 깜짝 이벤트를 펼쳤다.

올해 5회째를 맞은 PGA투어 '용기상'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감동을 준 이에게 수여하는데 선수가 아닌 사람이 받은 것은 그레고리가 처음이다.

선천성 뇌성마비를 안고 태어난 그레고리는 유아 때 평생 걸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여러 차례 수술과 끈질긴 재활 치료를 통해 지팡이를 짚고 겨우 발걸음을 옮길 수 있게 되자 12살 때부터 골프 대회 관람에 나섰다.

골프에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2008년부터 PGA투어 대회에서 선수들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레고리가 PGA투어 대회장에서 걸어서 관람한 홀은 무려 4만2천 홀에 이른다. 거리로 따지면 2만2천531㎞이다.

고레고리는 2019년부터 '어린이를 위한 걷기 재단'을 설립했다. 단순히 코스를 따라 걷는 데 그치지 않고 PGA투어 선수들과 팬들이 어린이를 위한 자선기금을 기부하도록 했다.

그레고리의 뜻에 동참한 선수와 팬들이 쾌척한 돈은 100만 달러가 넘었다.

시상식에서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는 "그레고리는 십수 년 동안 PGA투어 선수와 팬, 대회 운영 요원들에게 사랑받은 인물"이라면서 "그는 인내와 용기가 어떤 건지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PGA투어는 그레고리의 자선 재단에 2만5천 달러를 기부했다.

그레고리는 이번 피닉스오픈 때는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과 함께 코스를 걷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US오픈 때 람과 함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을 걸었고, 람은 우승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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