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가영이 2년여만에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첫 우승 후 4번째 결승 진출 만에 거둔 3전4기의 우승이었다.
김가영은 4일 열린 ‘NH농협카드 LPBA 챔피언십’ 결승전(고양 빛마루 방송센터)에서 2회 우승의 강지은을 4-1로 물리치고 모처럼 환한 우승 웃음을 지었다.
긴장의 연속,
김가영도 강지은도 좀처럼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다. 잘 친 공이 그림처럼 빠져나가거나 느닷없이 쫑 났다.
일진일퇴지만 성과 없는 공방전이었다.김가영은 첫 6이닝, 강지은은 첫 4이닝 연속 공타였다.
그래도 김가영이 8이닝 5연타로 먼저 흐름을 잡았다. 그리고 13이닝 2연타로 일단 첫 세트를 잡았다. 김가영 11:6
2세트는 더 길었다. 아슬아슬하게 피해가기 시합을 하는 듯 했다.
김가영이 1이닝 3연타로 일찍 시동을 걸었다. 강지은도 2이닝에 첫 점수를 올렸다.
출발은 좋았지만 4이닝부터 둘 다 난조에 빠졌다.
김가영은 4 연속 이닝 헛손질이었다. 강지은은 치는 공 마다 제멋대로였다. 4차례나 쫑이 났고 헛치기도 하고 큐 미스 까지 했다. 이길 수 없는 세트였다.
김가영이 브릿지를 사용, 뱅크 샷을 성공시키며 다시 승기를 잡았다. 그리고 행운성 10점째에 이어 17이닝 옆돌리기로 긴 승부를 마감했다. 김가영 11:6.
3세트는 강지은이 먼저 분위기를 잡고 나갔다. 1이닝 선취점 후 2이닝 연타로 3:0까지 앞서 나갔다.
김가영은 3이닝 공타. 맞을듯 하다가도 마지막에 아슬아슬하게 공이 빠져 나갔다.
4이닝에 가서야 첫 점수를 올렸지만 4연타였다. 원 뱅크 넣어치기로 2점, 걸어치기로 또 2점이었다.
강지은의 샷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4이닝 2연타로 다시 5:4로 앞섰다.
김가영이 6이닝 2연타에 이어 7이닝에 3연타를 쳤다. 3세트 하이런이었다. 김가영이 다시 9:6으로 앞섰다.
밀고 밀리는 싸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둘 모두 10점고지에 올랐다. 숨 막히는 세트 포인트 싸움이었다.
하지만 승패는 엉뚱하게 갈렸다.
10:10에서 이닝이 길어진 탓인지 김가영이 13이닝에서 지금까지 쳤던 흰 내공이 아니라 노란색 남의 공 앞에 섰다.
모두 다 아는데 김가영만 모르고 있었다. 모두 숨 죽이고 있는 사이에 김가영이 기어코 남의 공을 쳤다. .
공은 제대로 들어갔지만 이미 ‘오구 파울’이었다.
김가영이 어이없이 물러 난 자리에 강지은이 들어서 정확한 뒤돌리기로 11점 고지에 올랐다. 강지은 11:10.
말도 안되는 실수. 그래도 김가영은 꿋꿋했다. 4세트 4이닝에 4연타를 터뜨리며 7:1까지 치고 나갔다.
이번에는 쉬어 가지 않았다. 3세트에서도 칠 수 있었던 세트 포인트를 놓치는 바람에 파울도 범하고 세트도 놓쳤기에 집중에 집중을 더 했다.
5이닝에 1점을 더 한 김가영. 6이닝에 4연타를 쏘며 그대로 세트를 마감했다. 처음으로 공타 없는 공격을 했고 처음으로 한 자리 이닝 수를 기록했다. 김가영 6이닝 11:1에 3-1.
5세트. 김가영은 이기면 끝이고 강지은은 지면 끝이었다.
강지은이 연속 뱅크 샷을 터뜨리며 4:2로 치고 나갔다. 김가영은 한 점씩 한 점씩 쌓아 나갔다. 그러다가 4이닝에 4점을 몰아쳤다. 7:5, 역전이었다.
우승이 김가영의 눈 앞에서 어른거렸다.
5이닝. 김가영이 긴 옆돌리기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목적구 두개를 나란히 세웠다. 1점에 뱅크 샷으로 2점을 더하고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
김가영이 길게 뜸 들이지 않았다. 첫 점 찍을 때를 겨냥하며 바로 쏘았다.
2점을 획득하며 10점 고지에 올랐다. 이제 매치 포인트, 공이 잘 섰다. 앞 돌리기, 내공이 정확하게 목적구를 때렸다.
정상이었다. 첫 우승 후 4번째 오른 결승에서 거두어 들인 두 번째 우승이었다.
김가영이 큐를 치켜 들며 웃고 또 웃었다. 졌을 때의 웃음과는 전혀 다른 승리의 웃음이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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