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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61] '사범(師範)'은 어떻게 만들어진 말일까

2021-11-24 07:09

이동섭 국기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태권도 명예 9단증을 수여한 뒤 주먹을 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기원 제공]
이동섭 국기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태권도 명예 9단증을 수여한 뒤 주먹을 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기원 제공]
국기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명예 9단증을 수여했다. 이동섭 국기원장은 지난 2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별장인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명예 9단증과 태권도복을 전달했다. 이 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소 태권도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태권도와 국기원에 많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명예 단증을 받은 후 “대단히 영광이다. 태권도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훌륭한 무도”라며 “내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미국 국회의사당에 태권도 도복을 입고 가겠다”고 화답했다. 트럼프는 이와 함께 국기원 태권도 시범단의 미국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태권도 명예 9단증을 수여받으므로써 명예사범이 됐다. 명예사범은 태권도 고단자에게 붙여지는 상징적인 명칭이다.
사범이라는 말은 태권도, 유도나 검도 등 무예에서 고단자들로 기술을 가리치는 사람을 가리킨다. 사범은 한자어로 ‘스승 사(師)’자와 ‘법 범(範)’자가 합성된 말이다. 사범은 남에게 스승이 될 만한 모범이나 본보기를 보이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불교에서는 고승, 또는 지도적 입장에 있는 스님을 사범이라고도 말한다.

사범은 한국, 중국, 일본에서 공통적으로 쓰는 말이다. 조선왕조실록 인터넷판을 검색해보면 사범이라는 말은 총 102건이 나온다. 조선시대에도 많이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범의 의미는 주로 모범이나 본보기라는 뜻으로 쓰였다. 중국에서도 사범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서기 464년 창건한 중국 소림사에서 참선을 보완하는 수행방법의 하나로 무술을 도입했는데 무술을 가리치는 사람을 사범이라고 불렀다.

태권도에서 사범이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은 일본 무예의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선 오래전부터 유도나 검도, 바둑에서 기술을 가리치는 사람을 사범이라고 불렀다. 문하생을 지도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자격과 칭호로 사범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사범은 등급에 따라 정식 사범, 준사범, 명예사범 등으로 나뉘었다. 일본은 교육 부문에서 메이지 개혁을 통해 교원을 양성하는 학교인 사범학교(師範學校)제도를 1870년대부터 실시해 많은 초중등학교 교원을 사범학교를 통해 배출했다. 사범학교 약자로 ‘사범’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예전 우리나라에서도 ‘어디 사범을 나왔니’라는 말을 어르신들이 많이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이는 일본의 영향을 받아 쓰던 말이었다.

국기원에 따르면 정식 태권도 사범이 되려면 태권도 4단이상과 3급 태권도 사범 자격증이 필요하다. 태권도 4단은 약 7년 정도의 수련과정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자격이다. 3급 사범 자격증은 4단을 취득한 상태에서 만 22세가 지나야 취득할 수 있다. 태권도 사범 자격을 가지려면 상당한 시간동안 수련기간과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은 오래 전부터 세계 각국에 한국의 태권도 사범들을 파견했다. 이들은 태권도를 가르치며 많은 해외 수련생들을 두었다. 재일교포, 조선족, 고려인, 재미교포 등 해외의 한민족 사회에서도 태권도 사범들이 문하생들을 수련하고 있다.

2018년 88세로 세상을 떠난 미국 태권도 대부 이준구 사범은 태권도 세계화의 주역으로 활동했다. 1956년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간 이 사범은 1962년 워싱턴에 태권도장을 설립한 뒤 미 전역에 태권도 바람을 일으켰다.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던 그는 1976년 알리 방한 때 같이 오기도 했다. 이 사범은 영화배우 이소룡에게 발기술과 손기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이 사범으로부터 태권도를 배웠다. 동양인 최초로 미국에서 기념일이 만들어지고, 교과서에도 실린 이 사범은 사범 중에 큰 어른이라는 의미로 ‘대 사범’으로 칭송됐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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