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다운은 여유만만하다. 경기가 한 번 늦춰졌지만 언제나 성실하게 준비하는 스타일이어서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충분히 준비했다. 왼손잡이고 오른손잡이인데다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어서 빨리 경기가 끝날 것 같다. 초반 부딪쳐 본 다음에 타격이든 그래플링이든 결정할 생각이다. 키나 리치는 부담되지 않는다. 헤비급에서도 경기를 한 경험이 있다. 터프한 싸움으로 제압하겠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은제츠쿠는 정다운을 철저히 연구한 듯 했다.
“상상 그 이상으로 훈련했다. 정다운의 경기를 보면서 승리 전략을 짰다. 그는 아마도 내가 레슬링에 약하다고 생각하고 그래플링 전투를 염두에 두겠지만 예상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멋진 경기로 승리하겠다.”
싸움을 시작하기 전엔 누구나 승리를 자신한다. 하지만 시작하면 마음대로 되지않고 승리는 늘 한 사람만의 몫이다.
도박사들은 정다운을 탑독으로 분석했다. -120이다. 은제츠쿠는 +100이다. 정다운의 우세를 점치고 있지만 많은 차이는 아니다. 이 정도 배당이면 ‘붙어봐야 안다’는 수준이다.
그래도 정다운이 최근의 3승을 타격과 레슬링으로 끝낸 것을 알고 있고 5년여간 무패라는 사실을 높이 샀다.
은제츠쿠도 만만찮다. 격투기 9승 1패다. 하지만 실력자들과의 대결이 없었다. 정다운이 가장 강한 선수다.
기량도 조금씩 부족하다. 타격 싸움은 꽤 하지만 레슬링은 초보 수준이다. 공격, 수비 모두 평균 이하이다. 그 점을 감안, 훈련을 했다고 하지만 실력은 하루 아침에 늘지 않는다.
체격은 정다운이 좋지만 키와 리치는 은제츠쿠가 앞선다. 키는 2cm 정도의 차이에 불과하나 리치는 은제츠쿠가 10cm나 더 길다.
잽으로 거리를 잰 후 묵직한 주먹이든 레슬링을 시작하는 정다운에게 불리하다. 그러나 정다운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나름 전략을 세워 놓았다는 증거.
“일단 강하게 시작해서 상대를 파악할 전략이다. 그런 다음에 내가 생각하고 준비한 전투를 해서 이기겠다.”
정다운은 이번 경기서 이기면 5게임 무패에 4승이다. 4승이면 거의 대부분의 선수가 랭킹에 진입했다. 정다운에겐 4승과 랭킹이 걸린 중요한 일전이다.
현지와 17시간 시차가 있어서 새벽 3시쯤 경기가 시작될 것 같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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