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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42] 비디오 챌린지 시스템(Video Challenge System)에 ‘챌린지’가 들어간 이유

2021-11-03 07:24

비디오챌린지시스템은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을 기하고자  만든 제도이다.사진은 프로배구경기에서 최재효 주심이 비디오판독 결과를 알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비디오챌린지시스템은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을 기하고자 만든 제도이다.사진은 프로배구경기에서 최재효 주심이 비디오판독 결과를 알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심판의 판정은 힘이 되기도 하지만 칼이 되기도 한다. 심판이 언제나 공정하고 정확하게 판정을 해야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 완벽하게 판정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눈깜짝사이에 빠르게 날아가는 공을 맨눈으로 보고 판정해야 하는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심판의 애매한 판정으로 팀에 따라 득실이 갈리기도 한다.

심판의 오심이나 확인하지 못한 판정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비디오 판독이다. 비디오 판독은 경기에서 사람의 눈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것을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한 기록 영상물을 보고 판정하거나, 판정 관련 시비를 가리는 판정 기법이다.

배구를 비롯해 여러 종목에서 비디오 판독을 비디오 챌린지 시스템(Video Challenge System)이라고 부른다. 비디오 챌린지는 녹화된 영상이라는 의미인 비디오와 이의신청이라는 의미인 챌린지가 합성한 말이다. 비디오 챌린지 시스템은 녹화된 영상으로 판정을 받는다는 제도라는 뜻이다.

옥스퍼드 영어사전 등에 따르면 챌린지라는 단어는 도전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원래는 이의를 제기한다는 뜻을 갖는다. 잘못된 행동을 비난한다는 의미인 라틴어 ‘Calumnia’에서 유래된 말로 고대 프랑스어 ‘Chalonge’를 거쳐 14세기 영어로 차용됐다. 17세기 비난의 의미가 없어지고 대신 법률적 용어로 이의를 제기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 현대 영어에선 도전의 의미로 주로 사용한다.

원래 비디오 판독은 한국배구가 세계배구에서 가장 먼저 실시했다. 한국에선 2007-2008 시즌부터 비디오 판독을 로컬룰로 도입, 시행했다. 국제배구연맹(FIVB)는 2014-2015 시즌부터 한국배구 규칙을 수정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르면 이번 시즌 각 팀 감독은 세트당 1번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심판의 오심으로 판독되거나 판독 불가 상황이 나오면 비디오 판독 요청 횟수는 처음 1회를 그대로 유지한다.

KOVO는 지난 8∼9월 의정부 프로배구컵대회에서 주심 비디오 판독 제도를 시범 운영한 뒤 이를 보완해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본격 시행하고 있다. 주심 비디오 판독제도는 어느 팀이 득점했는지 맨눈으로 판단이 불분명한 랠 리가 끝난 뒤 감독들이 요구하기 전에 주심이 중앙 본부석을 향해 손가락으로 네모를 그려 요청하는 '셀프 비디오 판독'이다. 판정의 공정성과 볼거리를 위해 도입했는데 호평을 받고 있다.

KOVO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이번 시즌 남자부 14경기에서 14차례, 여자부 14경기에서 15차례 등 총 28경기에서 29번의 주심 비디오 판독 요청이 나와 경기당 평균 1.04회를 기록했다. 주심 비디오 제도는 초반 이변이 속출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는 올 시즌 큰 효과를 받고 있다는 평가이다. 그동안 모호한 상황에서 진행해 온 심판진의 합의 판정보다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게 정확하고 신속한 판정에 도움이 된 것이다.

축구 등 다른 종목에서 비디오 판정은 영어로 VAR(Video Assistant Referee)이라고 부른다. 배구도 예전 축구 등과 같이 VAR이라고 말했다가 챌린지라는 말에 이의제기를 한다는 의미가 더 부각돼 비디오챌린지시스템으로 바꿨다고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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