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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노트] '머니볼'과 단기전은 '별개'...탬파베이 탈락은 단기전 묘미 때문

2021-10-12 18:04

허망하게 끝난 최지만의 가을 야구.
허망하게 끝난 최지만의 가을 야구.
영화 '머니볼'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은 구단주에게 "조금만 더 투자해 달라"고 애원한다.

그러나 구단주는 "당신은 스몰 마켓 팀 단장이다. 돈 없다"고 잘라 말한다.

낙담한 빈 단장은 이른바 데이터를 중시하는 '머니볼'로 20연승을 구가한다.

이후 메이저리그에는 스몰 마켓 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머니볼'을 애용하기 시작했다.

성공한 팀도 있었지만 실패한 팀도 많았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성공한 팀이었다.

적은 예산으로 지난해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예산이 더 적었다.

팀의 1, 2 선발 투수를 다 내보냈다.

그런데도 싸고 젊은 유망주들이 잘 해줘 아메리카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

탬파베이 팬들은 이번에야말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자신했다. 선수들도 그렇게 믿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난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올 시즌 정규리그 맞대결도 11승 8패로 우위를 점했다. 게다가, 후반기 4차례 시리즈 중 3차례를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선발 투수 셰인 맥글래너핸과 드류 라스무센은 보스턴전에서 강했다.

1차전에서 기대했던대로 맥글래너핸은 5이닝을 던지며 호투했다. 덕분에 탬파베이는 5-0으로 낙승했다.

모두들 탬파베이의 시리즈 승리를 점쳤다.

그러나 2차전부터 대반전이 일어났다. 셰인 바즈와 라스무센이 초반에 무너지면서 보스턴에 2, 3차전을 거푸 내줬다.

벼랑 끝에 몰린 탬파베이는 4차전에 맥글래너핸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으나 그는 0.2이닝 동안 5실점하는 최악의 피칭을 했다. 그래도 5-5 동점을 만드는 뒷심을 발휘했으나 9회 말 아쉬운 수비로 끝내기 점수를 내줘 패하고 말았다.

탬파베이의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은 이렇게 허망하게 끝났다.

그러자 탬파베이 팬들이 아우성이다. 당장 캐시 감독을 경질하라며 난리법석을 떨고 있다.

투자를 하라는 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탬파베이가 조기에 탈락한 것은 감독 책임도 아니고 '머니볼' 때문도 아니다.

부자 구단 뉴욕 양키스는 와일드카드에서 졌다. 양키스는 지난해에도 디비전시리즈에서 탬파베이에 져 떨어졌다.

캐시 감독은 가난한 팀 선수들을 이끌고 시즌 100승을 올렸다.

그렇다먼, 탬파베이는 왜 보스턴에 졌을까?

단기전의 묘미 때문이다.

지난해 정규시즌 승률이 5할도 되지 않았던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포스트시즌에서 펄펄 날았다.

와일드카드 시리즈는 물론이고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를 가볍게 통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시리즈에 진출했다.

휴스턴은 그러나 탬파베이에 아깝게 져 월드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다.

휴스턴은 2019년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로 월드시리즈에 오른 바 있다. 정규시즌에서 0.660(107승 55패)의 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93승 69패로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워싱턴 내셔널스에 월드시리즈에서 3승4패로 패했다.

최고 승률을 기록했지만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팀에게 덜미를잡힌 것이다.

이것이 야구고, 이런 것이 단기전의 묘미다. 단기전에서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탬파베이는 비록 아쉽게 탈락했지만, 내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단기전이 '머니볼'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이유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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