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일곱 김제덕(사진)은 목청 껏 내질렀다. 대충 소리치는 것이 아니었다. 진정성이 있었고 소리도 우렁 찼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주문. 하지만 사대에 들어서며 그가 목이 터져라 외치는 “코리아 파이팅’ 소리를 듣고 코리아가 정말 힘을 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당당한 10대김제덕. 첫 금이 2개의 금을 더 불러 모을 수 있을까.
김제덕은 24일 '갓 스물 안산 누나’와 함께 양궁 혼성 경기 금메달을 쏘았다. 도쿄 올림픽 대한민국 첫 금메달이었다. 그 금은 57년전1964년 도쿄 올림픽에서 선배들이 그토록 그리워했던 금메달이기도 했다.
김제덕은 아직 두 개의 금메달을 더 딸 수 있다. 단체전과 개인전이 남아 양궁 첫 올림픽 3관왕에 오를 수 있다.
한 발의 변수가 큰 양궁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특히 올림픽은 더욱 그렇다. 대한민국 양궁 원조 김진호가 한 발을 허공으로 날릴 정도로 스트레스도 크다.
그래서 김제덕의 3관왕을 섣불리 말할 수 없지만 예후가 좋다.
김제덕은 혼성 랭킹 라운드에서 1등을 했다. 실력은 충분하다는 증거다.
금메달을 결정짓는 네덜란드와 결승전 4세트에서 2 발을 모두 10점에꽂았다. 기선을 제압하는 첫 발이고결정을 낸 세 번 째 화살이었다. 김제덕은 3세트에서도 경기를 뒤집는 10점을 기록했다. 멘탈이 강하다는 이야기.
열 일곱은 겁을 모르는 나이다. 변수를 걱정하는 대신 뚫고 나가는 당찬 세대. 사대에 들고 날 때나 10점 과녁에 화살을 못 넣었을 때도 김제덕은 어색함이 없었다. 펀안하게 즐기고 있다는 느낌.
당당한 10대김제덕. 머리가 여러 개인 뱀꿈을 꾸었다고 했다. 자기 꿈이면 3 개일 것이고 양궁 팀 전체면 6개였을 터.
다관왕의 꿈을 숨기지 않고 있는 김제덕. 그 당당한 눈 빛과 몸짓으로 상대를 주눅 들게 하면 메달은 여러 개가 될 것 같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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