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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실트 감독에 감사해야 하는 이유...잦은 조기강판이 전화위복 돼

2021-07-19 16:59

김광현
김광현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최근 호투 배경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마이크 실트 감독의 '조기강판'이 자리잡고 있어 주목된다.

부상으로 올 시즌을 늦게 시작한 김광현은 초반 투구수 조절에 애를 먹었다. 6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에게 '5이닝 선발 투수'라는 딱지가 붙어다녔다. 잘 던지다가도 4회 또는 5회만 되면 세인트루이스 불펜진은 바빠졌다.

좀 더 던질 수 있는데도 툭하면 교체해버리는 실트 감독이 야속하기까지 했다.

그럴 때마다 실트 감독은 "다 이유가 있다"라고 강변했다. 득점 기회 때 김광현이 타석에 들어선다거나, 그날 유독 김광현의 공을 잘 친 타자가 나오면 실트 감독은 어김 없이 김광현을 빼버렸다.

김광현에 대한 신뢰감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김광현도 마운드에서 마음 놓고 던질 수가 없었다. 볼넷이라도 나오면 금방이라도 실트 감독이 마운드로 득달같이 달려올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음 졸이며 공을 던져야 했던 김광현은 전반기 막판 부터 180도 다른 피칭을 하기 시작했다.

그 계기를 제공해준 팀은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다.

그 경기에서 김광현은 시즌 최고의 피칭을 했다. 7이닝 동안 무실점한 것이다. 시즌 처음으로 7이닝을 소화했다.

자신감이 붙은 김광현은 이어 라이벌 시카고 컵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이어 후반기 첫 등판인 샌프란시스코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1이닝 무실점 행진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타선의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2승을 기록한 게 절정이었다.

김광현은 갑자기 왜 이렇게 변했을까?

단서는 실트 감독이 제공했다.

김광현을 혹사하지 않았기 따다. 어떤 이유였든 조기강판을 했기때문에 어깨가 지치지 않았다.

시즌 초 노히트를 기록한 투수들 대부분이 부상 또는 슬럼프에 빠진 것과 대조적이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구를 하고 있던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 역시 탈나고 말았다.

실트 감독이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닐테지만, 어쨌거나 실트 감독의 조기강판은 김광현에게는 전화위복이 된 셈이 됐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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