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려운 공을 맞추면 펄쩍 뛰면서 환호한다. 자기 팀 선배가 이기면 춤 추듯 몸을 흔들고 옆에 앉은 김민아를 부등켜 안기도 한다.
경기에 이기면 애교 섞인 ‘빵야 빵야’ 손가락 권총 샷을 날린다.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상큼하면서도 당차다. 어쨋든 팀 분위기도살고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신생 팀 NH카드의 막내로 PBA 팀리그에 뛰어 든 전애린. 팀리그 최연소 프로 선수로 통통 튀는 행동이 아직 철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게 그의 전부는 아니다.
NH의 데뷔 전 4게임 성적은 2승 2무. 아직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아마 최강 조재호와 김민아가 선봉에 서서 승전고를 두드린 덕분이지만 전애린의 뜻 밖 활약이 없었다면 힘들었다.
전애린은 지난 7일 처음 팀리그 여단식 경기를 했다. 상대는 챔피언십 2회 우승의 백전노장 SK 임정숙. 데뷔전에서 너무 센 강적을 만났지만 전애린은 3이닝 5연타, 4이닝 3연타를 쏘아 올리며 11:8로 이겼다.
전애린의 이 첫 승을 발판 삼아 NH는 4-0으로 완승을 거두며 팀리그 첫 승을 작성했다.
전애린은 3차전에서 TS의 정보라에 11:1, 4차전에서 신한의 김보미를 11:2로 누르며 개인전 3경기를모두 이겼다.
이긴 것도 이긴 것이지만 내용이 좋았다. 지난 3월 SK 월드 챔피언십에서 1.571의 에버리지로 '웰뱅 톱 랭킹상' 을 받던 때의 모습이었다. 8강전에서 김가영에게 완패하던 그 전애린이 아니었다.
‘되든 안되든 자신감을 가지고 나만의 샷을 하겠다’고 했던 전애린. 그 말 대로 이기는 경기를 하면서 NH 승리의 필수 요원이 되고 있다.
전애린은 1999년생으로 2017년 코리아 당구왕3쿠션 여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당구를 시작 한지 1년여 만으로그의 몸 안에 뛰어 난 당구 DNA가 있다고 보아야 할 듯.
PBA 출범을 보면서 프로에 뛰어 든 전애린은 프로 2년여 만인 지난 3월 왕중왕 전 8강에 올랐다.
경륜에 비해 기량 성장 속도가 빠르다. 창의적인 플레이어로 가끔 깜짝 놀랄 정도의 뱅크 샷을 터뜨리기도 한다. 어차피 어렵다면 1점짜리 보다 2점짜리를 친다는 ‘도전 아니면도박 심리’의 결과다.
NH의 멤버로 팀리그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프로의 길에 들어선 전애린. 편안함 속에서도 태생적 창의성이나 도전성을 잃지 않으면 김가영, 이미래를 이을 차세대 으뜸 주자가 확실하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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