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88] 왜 점프볼(Jump Ball)이라 말할까

2021-05-21 07:17

농구 경기시작을 알리는 점프볼은 축구에서 킥오프와 같은 개념으로 운영됐다. 점프볼은 농구 초창기와는 운영방법이 많이 달라졌다. 사진은 LA 레이커스와 오클라호마 썬더 경기모습.
농구 경기시작을 알리는 점프볼은 축구에서 킥오프와 같은 개념으로 운영됐다. 점프볼은 농구 초창기와는 운영방법이 많이 달라졌다. 사진은 LA 레이커스와 오클라호마 썬더 경기모습.
농구에서 점프볼(Jump Ball)은 축구에서 킥오프(Kick Off)와 같은 의미를 갖는 말이다. 선수들이 몸을 풀고 경기에 들어가면 볼의 소유권을 정하기 위해 점프볼을 한다. 센터 코트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방법이다. 점프볼은 선수 2명이 자신이 공격하는 방향의 반대편에 서서 주심이 볼을 위로 던지는 것에 의해 이루어진다.

점프볼은 높이 뛴다는 의미인 ‘Jump’와 공을 의미하는 ‘Ball’의 합성어이다. 키가 큰 선수들이 높이 뛰어서 볼을 갖는다는 의미에서 생긴 말인 것으로 보인다. 웹스터 영어사전에 따르면 점프볼이라는 말이 공식적인 기록으로 처음 등장한 것은 1924년이다. 점프볼이라는 말은 1891년 제임스 네이스미스 박사가 스프링필드 대학에서 농구를 고안할 때부터 사용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네이스미스 박사는 최초 농구규칙 13항에서 점프볼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규칙 9는 공이 코트를 벗어날 때의 방법에 대해서만 밝혔다. 규칙에서 “어느 쪽 공인지 분명치 않을 때에는 심판이 그곳에서 공을 똑바로 던진다”라고 명시했다.

네이스미스 박사(1861-1939)가 지금 생존해 있다면 점프볼 방식이 많이 바뀐 것을 보고 놀랄 것이다. 경기를 시작하는 고전적인 개념에 큰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제농구연맹(FIBA)나 미국 대학농구(NCAA) 등 대부분에서 경기를 처음 시작할 때를 제외하고는 교대로 볼을 소유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 시작시에만 점프볼을 실시하고 그 이후로 동시에 볼을 잡아 어느 편 소유인지 알 수 없는 상태인 ‘헬드볼(Held Ball)’이거나 누구의 터치로 아웃이 되었는지 모르는 경우에 먼저 공격권을 가져갔던 팀의 상대 팀에게 공격권을 준다. 이는 볼소유권 교체(Alternative Possession, AP)이라고 말한다. 이중으로 파울이 발생하는 ‘더블 파울(Double Foul)’ 때의 공격권은 양 쪽이 동시에 파울을 한 상황이므로 기존에 공격권을 가지고 있던 팀이 그대로 갖는다.

처음 점프볼에서 소유권을 갖지 못한 팀은 첫 AP 상황에서 볼을 소유권을 갖는다. 다음 AP 상황에선 상태팀이 볼 소유권을 갖는다. 기록석에는 첫 점프볼을 못한 뒤 다음 AP 상황에서 소유권을 갖게 된 팀을 화살표를 표시한다. 이를 영어로 화살이라는 단어를 넣어 ‘AP Arrow’라고 말한다.

볼 소유권 화살표 규칙은 1981년 NCAA에서 먼저 적용했다. 이후 논쟁이 많았다. 찬성하는 이들은 키가 큰 선수에게 유리한 점프볼보다 키가 작은 선수에게 이점을 제공하며 다양한 전략을 가능하게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반대하는 사람들은 다른 팀이 공을 차례가 될 경우 플레이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FIBA는 기술위원회 등에서 NCAA의 추천을 받아 2003년 현재 방식의 점유규칙을 채택해 운영했다. FIBA가 감독하는 하프코트 3대3 농구는 점프볼을 하지 않는다. 규칙에 의하면 첫 번째 소유권은 경기전 동전 던지기로 정한다. 승자는 게임이 시작될 때 또는 연장전이 시작될 때 첫 번째 소유권을 갖는다. 게임 중 헬드볼은 자동으로 수비팀에게 주어진다.

NBA서도 점프볼을 경기 시작할 때만 한다. 경기 시작 점프볼에서 소유권을 갖지 못한 팀은 2쿼터와 3쿼터에서 볼 소유권을 갖는다. 4쿼터는 처음 점프볼에서 소유권을 가진 팀에게 넘어간다.

NBA팀들은 처음 점프볼을 할 때 대부분 키 큰 선수들이 하도록 한다. 하지만 점프볼을 던지는 높이가 NBA 선수 기준으로 그렇게 놓지 않아 동작이 빠른 가드가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점프볼을 잘 잡으려면 타이밍을 누가 더 잘 맞추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키가 큰 선수들은 시작점이 높기 때문에 볼에 닿는데는 유리하기는 하다.

한때 농구에서 중요한 방법이었던 점프볼이 시대와 환경의 변화로 인해 그 효용성이 많이 바뀌었다. 센터 코트에 원형으로 된 구역은 이제 농구에서 역사적인 기념물로 남게 될 수도 있다. 네이스미스 박사의 최초 농구 13개 규칙이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처럼 예전 농구 세대들에게 잊을 수 없는 형식인 점프볼의 개념도 변형을 거듭하면서 원형조차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