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정한은 7일 끝난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최완영을 5-1로 꺾고 1차대회에 이어 또 우승, 명실공히 국내 최강자로 떠올랐다. 허정한은 3쿠션 1차대회와 파이널 우승으로 3개 대회중 2개대회를 석권했다.
그의 우승 밑거름이 된 것은 월드컵 3회 우승의 후배 김행직. 김행직은 세차례 대회중에서 단 한번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모두 허정한과 중간에 만났기 때문이었다.
김행직은 1차대회 8강전에서 허정한을 만나 세트스코어 2-4로 패했다. 2차대회때는 4강전에서 만났고 또 2-4로 패했다.
김행직의 파이널전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예선리그에서 차명종을 4-1, 최완영과 최성원을 4-2로 꺾고 3전승으로 기록했다. 한, 두세트를 주긴 했지만 내용은 김행직의 승리를 쉽게 점칠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그런데 허정한만 만나면 묘하게 힘을 쓰지 못했다. 파이널전 4강에서 김행직은 풀세트까지 간 끝에 3-4로 졌다. 평소 잘 치던 공도 놓쳤다. 특히 안으로 돌리기는 이상하게 거리가 맞지 않았다. 그중 한두개만 맞았어도 넉넉하게 이길 수 있었다.
허정한은 안지훈에게 패해 조2위를 하고도 준결승에서 조1위를 한 김행직을 만난 덕분에 승리한 후 2차전 결승때 그에게 패배를 안겨준 최완영을 5-1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기량이나 관록으로 볼 때 김행직이 허정한에게 연달아 세 번씩이나 질 정도는 결코 아니다. 그런데도 결과는 매번 똑 같았다. 하다보니 허정한이 김행직에겐 천적이 되고 말았다.
천적은 다분히 심리적이다. 또 질지도 모른다는 트라우마가 경기에 영향을 미친 결과이다. 김행직의 눈앞 과제는 당분간 3연패한 허정한을 뛰어 넘는 일이겠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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