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켑카. [AP=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10208122118038045e8e9410871751248331.jpg&nmt=19)
8일 끝난 PGA 투어 피닉스 오픈에서 2년만에 PGA 투어 우승을 차지한 브룩스 켑카(31)의 말이다.
켑카는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를 겹들이며 6언더파 65타를 기록, 합계 19언더파 265타로 이경훈(한국)과 잰더 쇼플리(미국)을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그동안 무릎 부상으로 2년간 고생했던 그는 메이저 대회 4승을 포함 PGA 통산 8승째를 올리며 전성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날 최고 하이라이트는 단연 이글 2개를 낚은 켑카의 몰아치기였다. 3번홀에서 첫 이글을 낚은 뒤 13번홀부터 연속 버디 3개를 낚은 켑카는 17번홀에서 비장의 승부샷인 샷이글을 성공시켰다. 짧은 파4홀에서 티샷을 그린 가까이 떨어뜨린 뒤 칩샷을 그대로 홀인시켜 이글을 잡아낸 것이다.
켑카는 2라운드에서 66타를 기록한 뒤 매일 5천명씩 입장하는 팬들의 복귀가 자신의 플레이에 힘을 실어줬다고 말헀다. 그는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좋았다”며 “내가 경기를 잘 할 때마다 팬들이 앞에 있었다. 나는 팬들과 싸우지 않는다. 팬들이 없으면 기분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매년 최대 70만명의 갤러리가 입장하는 피닉스오픈은 올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하루 입장 관중을 5천명 이하, 대회 기간 전체 2만명 이하로 제한했다.‘골프 해방구’로 불렸던 예년 대회의 경우 대회 기간 50만명 안팎, 최대 70만명의 갤러리들이 입장해 대회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번 대회는 대회 조직위의 엄격한 방역대책으로 코로나19이후 가장 많은 관중들이 입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예년처럼 큰 소음이 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샷을 할 때마다 응원하는 함성은 들을 수 있었다.
켑카는 “나는 팬들의 응원을 받아 좋았다. 버디를 잡으면 약간의 흥분이 온다. 보기를 범하면 당황스럽다. 이런 모든 것을 팬들과 함께 하니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2015년 피닉스 오픈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켑카는 2019년 왼쪽 무릎에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뒤 힘줄을 다시 다쳐 지난 해에는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코로나 19로 관중이 철저히 통제된 가운데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29위를 한 뒤 무릎 부상이 도져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와 US오픈을 건너 뛰었다.
켑카 같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하는 것을 더 즐기는 편이다. 치열한 경쟁과 무거운 압박감 속에서 자신의 경기력을 발휘하며 골프의 묘미를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년여간 PGA 투어에서는 선수들과 관중들이 함께하는 장면을 볼 수가 없었다. 선수들만 경기를 하는 골프대회는 지루함과 따분함을 보여줄 뿐이었다.
이번 피닉스 오픈은 오랜만에 선수들과 관중들이 함께 호흡하며 골프의 참 맛을 느끼게 했다. 켑카는 숨막히는 선두 싸움을 벌이며 멋진 샷이글을 보여줘 관중들의 기대에 보답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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