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마라도나는 하프라인에서 자기 진영으로 6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공을 잡은 후 잉글랜드 수비 선수 한 명을 따돌린 후 그대로 질주했다. 다시 한 명의 잉글랜드 선수를 페인트 모션으로 제친 마라도나는 페널티박스 앞에서 수비하던 수비수 마저 페인트로 따돌렸고, 달려 나온 골키퍼까지 제치며 텅빈 잉글랜드 골망을 흔들었다.
아르헨티나는 마라도나의 이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한 후 우승까지 했다.
이날 마라도나가 넣은 골은 그 후 ‘세기의 골’(The Goal of the Century)에 선정됐다.
그로부터 33년 후, 마라도나의 ‘세기의 골’과 비슷한 ‘원더골(불가해한 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었다.
손흥민은 2019년 12월 7일 열린 번리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자기 진영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공을 잡은 후 반대편 상대 골대까지 혼자서 역습을 강행했다. 번리 선수 7명이 손흥민을 막으려 했지만 실패했다. 11초 동안 12차례 볼을 터치하며 경기장을 끝까지 질주한 손흥민은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을 넣었다.
그 후 이 ‘원더골’은 EPL ‘올해의 골’에 선정됐다. 또 영국 ‘BBC’ 선정 ‘올해의 골’과 영국 ‘더 애슬레틱’ 선정 ‘올해의 골’에도 올랐다.
손흥민의 ‘원더골’이 터진 후 5시간 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바르셀로나의 수아레스가 기가 막힌 ‘힐킥 골’을 넣었다. 수아레스는 캄프 누에서 열린 마요르카와의 경기에서 3-1로 앞선 전반 43분 동료의 패스를 감각적인 힐킥으로 득점한 것이다.
손흥민의 ‘원더골’과 수아레스의 ‘힐킥’ 등이 FIFA 푸스카스 ‘올해의 골’ 후보에 올랐다.
FIFA는 9일까지 홈페이지에 후보들을 올린 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투표로 최종 3명을 가린다.
그런 후 팬(50%)과 축구 전문가(50%) 투표를 합산해 수상자를 결정하게 된다.
팬들은 손흥민의 ‘원더골’에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전문가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마라도나의 ‘세기의 골’을 다시 본 후 손흥민의 ‘원더골’을 분석한다면, 손흥민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의 ‘원더골’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서 만들어낸 골이기 때문이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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