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노트]6위 올라선 롯데의 트래직넘버는 '8'

롯데의 5강 확률은 얼마나 될까?

롯데가 6연승으로 상승세를 타던 LG를 홈으로 불러들여 연승을 하면서 희미해져 가고 있는 가을야구에 마지막 끈을 붙잡고 있다. 롯데가 정규시즌 종료를 불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현재 과연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어느 팀이 정규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는 승수를 숫자로 표시한 것을 '매직넘버'라고 부르지만 이와 반대말은 트래직넘버라고 부른다. 즉 선두 NC가 14일 현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숫자가 매직넘버라면 남은 게임에서 전승을 하고 1위팀이 전패를 한다고 해도 절대로 우승을 할 수 없는 숫자가 트래직 넘버다.

즉 1위인 NC가 14일 KIA를 8-3으로 누르고 6연패서 벗어나면서 매직넘버는 '7'이 됐다. 이는 남은 12게임에서 7승을 더 하면 2위인 KT가 남은 12게임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다는 뜻이다. 매직넘버는 1위팀이 패하고 2위팀이 승리하면 변하지 않지만 1, 2위가 모두 승리하거나 패하면 1씩 줄어들고 1위팀 승리, 2위팀이 패하면 한꺼번에 2가 줄어든다.

KBO리그는 10개팀이 벌이는 단일시즌을 통해 5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제도의 특성을 고려하면 트래직넘버는 가을야구 실패 확정의 숫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트래직넘버는 6위가 5위에 올라 설 수 없는 숫자다. 다시 말하면 5위가 전패를 하더라도 6위가 몇 패를 더하면 절대로 5위가 될 수 없느냐가 트래직넘버라고 할 수 있다.

14일 현재 6위 롯데는 67승62패1무로 5위 키움의 76승61패1무에 승리 수에서 9가 뒤진다. 키움이 남은 6게임에서 전패를 한다면 롯데가 키움을 제치고 5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키움보다 1승을 더 해야 한다. 즉 앞으로 남은 14게임에서 10승을 더해야 한다. 9승을 더하면 동률이 되는데다 두팀간의 올시즌 승패도 8승8패로 똑 같아 이때는 두 팀간의 득점을 비교하게 된다.

이말을 거꾸로 해석하면 앞으로 롯데는 14게임에서 6패를 더하면 어떤 방법으로도 키움을 이길 수는 없다는 뜻이다. 즉 키움과 비교했을때 롯데의 트랙직넘버는 6이다. 그러나 게임차는 같지만 승률에서3리가 앞서 4위에 올라 있는 두산이 키움보다 승수는 4승이 적지만 게임수는 11게임으로 더 많이 남아 있어 롯데의 트래직넘버는 두산과도 같이 따져 보아야 한다.

즉 이렇게 계산을 해 보면 두산이 남은 11게임에서 전패를 하더라도 롯데가 14게임 가운데 8패를 하면 올시즌 가을야구에서는 물을 건너간다. 즉 트래직넘버 '8'이다. 7승7패. 최근 롯데는 10게임에서 6승4패를 했다. 그리고 지금 2연승 중이다. '8치올'(8월에 치고 올라간다)하며 무서운 기세를 보였던 8월의 승률인 14승8패1무(승률 0.636)을 감안하면 못오를 승률은 아니다. 다만 이는 두산과 키움이 모두 전패를 한다는 전제가 붙어 있어있다. 하지만 앞으로 두산-키움전이 5게임이 남아 있어 어느 팀이건 무조건 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기에 지난해 막판에 9게임차를 뒤집고 정규리그 우승을 한 두산을 일컫어 '미러클 두산'이라고 했듯이 올해 롯데의 5강 진출도 '미러클'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2020 롯데의 가을야구의 꿈도 조금씩 멀어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아니 사실상 멀어졌다고 보는 것이 더 맞는 말이다.

[정태화 마니아리포트 기자/cth08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