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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 위치 쉽게 한 경기위원회의 '노림수'는 통하지 않았다...안나린, 유해란 추격 따돌리고 KLPGA투어 첫 우승

2020-10-11 17:45

안나린의 드라이버 티샷.[KLPGA 제공]
안나린의 드라이버 티샷.[KLPGA 제공]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모두들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는 유해란(19)의 대역전극이 연출되기를 바랐다.

안나린(24)에 13타 차나 뒤진 채 마지막 라운드를 맞은 유해란은 경기위원회가 핀 위치를 수월한 곳에 배치하자 신들린 버디 행진을 벌이며 13번 홀까지 2타 차까지 따라붙었다.

“이러다 정말 뒤집히는 게 아냐?”

경기위원회의 ‘작전(?)’이 맞아들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안나린은 역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정적인 순간은 파5의 14번 홀이었다. 2타 차로 바짝 쫓긴 안나린은 무리한 투샷 공략 대신 안정된 '쓰리 온' 작전을 펼치며 3m 짜리 버디를 낚았다. 이날의 첫 버디였다.

안나린은 전 홀까지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다 샷과 포트가 흔들리며 고전했다. 티샷은 번번이 페어웨이를 벗어났고 아이언 샷도 2, 3라운드보다 날카롭지 못했다.

3번 홀(파4) 3퍼트 보기에 이어 12번 홀(파4)에서 2m 파퍼트를 놓치면서 두 번째 보기를 적어냈다. 13번 홀(파4)에서는 그린 밖에서 친 세 번째 샷이 길게 떨어지면서 또 1타를 잃었다.

“13번 홀에서 처음으로 리더보드를 봤다. 많이 추격당했다. 그때 정신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14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안나린은 이때부터 샷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16번 홀까지 유해란에 다시 2타 차로 쫓겼으나 이날 두 번째로 어려운 홀이었던 파3의 17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우승을 결정지었다.

안나린이 버디를 성공시켜 다시 3타 차가 되자 무섭게 따라오던 유해란은 맥이 풀렸다.

안나린은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2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4타 차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4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안나린은 11일 세종시의 세종필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오텍캐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오르며 상금 1억4천400만 원을 챙겼다. 상금 랭킹도 20위에서 7위(2억7천95만 원)로 껑충 뛰었다.

이날 코스레코드(63타) 기록을 세우며 안나린을 매섭게 추격했던 유해란은 2위(12언더파 276타)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은 후반에 샷이 흔들리며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3위(7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다.

임희정(29)은 고진영과 함께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쳐 상금 1위 박현경(20)과 차이를 더 좁혔다.

6타를 줄여 공동 6위(5언더파 283타)에 오른 박현경은 시즌 네 번째 톱10에 입상, 상금 랭킹 1위를 지켰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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