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 중단된 리그가 4개월여 만에 마침내 다시 열리는 것이다.
플로리다주 올랜도 소재 월트 디즈니월드 스포츠콤플렉스에 NBA 소속 30개 중 22개 팀이 모여 관중 없이 팀당 8경기씩 치러 정규리그 최종 순위를 확정한 후 동·서부 콘퍼런스 상위 8개씩 16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정규리그를 마친 뒤 각 콘퍼런스 8위와 9위 팀 승차가 4경기 이하일 경우 플레이오프 진출팀 결정전을 별도로 치른다는 점이다. 이때 8위 팀이 이기면 8위가 확정된다. 만일 9위 팀이 8위 팀에 2연승을 하면 8위 팀을 제치고 플레이오프 무대에 나설 수 있게 된다.
NBA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 2021~2022시즌을 목표로 플레이오프 진행 방식의 획기적인 변경을 검토하고 있었다.
일종의 와일드카드 경기 방식을 추가한 것으로, 각 콘퍼런스 7위 팀은 자동으로 플레이오프전에 진출하고 8위는 9위~12위 팀들이 벌이는 와일드카드 경기 승자와 마지막 카드 한 장을 놓고 경기를 펼치게 된다.
이럴 경우, 정규리그 12위가 와일드카드전을 통과한 후 8위마저 꺾고 플레이오프전에 올라갈 수도 있게 된다. 15개 팀 중 12위가 플레이오프전에 진출하게 되는 셈이다.
NBA가 이런 ‘혁명적인’ 계획을 세운 이유는 당연 흥행을 위해서다.
정규리그 보다는 플레이오프에 더 열광하는 팬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이에 따른 TV 중계료 및 관중 수입 증대를 꾀하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미국 최대의 인기 스포츠인 프로풋볼(NFL)도 와일드카드 확대로 흥행에 성공했다.
고객의 니즈(Needs)에 잘 대응하는 비즈니스 운영 전략이다.
그런데, KBL(한국농구연맹)은 1997년 출범한 지 23년이 됐는데도 플레이오프 방식을 바꾸지 않고 있다.
툭 하면 외국인 선발 방식을 변경해온 KBL의 이해할 수 없는 고집이다.
현재 KBL은 10개 팀 중 정규리그 성적에 따라 상위 6개 팀이 플레이오프전을 치른다. 3위-6위, 4위-5위가 5전 3선승제의 6강 플레이오프전을 벌이고, 1위가 4위-5위 승자와, 2위가 3위-6위 승자와 5전 3선승제의 4강 플레이오프전을 벌이게 된다. 여기서 이긴 팀들이 7전 4선승제의 결승전을 갖는다.
가능한 많은 팀들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게 최근 프로 스포츠 추세다.
이런 점에서 KBL은 참으로 보수적이다.
참신한 변화를 추구해야 농구장을 떠난 팬들을 돌아오게 할 수 있다.
6강, 4강, 최종 결승이라는 기존의 패턴은 그대로 유지하되 NBA처럼 일종의 와일드카드 경기인 6위 결정전을 갖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NBA 식을 따라 하라는 게 아니다.
어떤 방식이든 변화를 주어 팬들이 흥미를 갖게 할 수 있게 하라는 말이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