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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카이리 어빙이 "뭔가 수상하다"라고 말한 이유

2020-06-18 19:54

카이리 어빙.
카이리 어빙.
[LA=장성훈 특파원] 1979년 12·12 군사 반란,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무력 진압을 거쳐 집권한 정부는 1986 아시안게임과 1988 하계 올림픽을 서울에 유치하고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씨름, 농구대잔치, 한국배구슈퍼리그 등을 차례로 출범시켰다. 또 컬러 TV 시대를 열었으며, 영화 상영의 규제에 대한 검열을 파격적으로 완화했다. 무분별한 저예산 도색영화가 범람하기 시작했다. 제5공화국 정부는 이어 야간통행금지를 폐지했다. 이로 인해 각종 성 관련 산업이 급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른바 ‘3S 정책’이다. 스포츠(Sports), 섹스(Sex), 스크린(Screen)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독재정권이 국민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다. ‘3S 정책’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당시 군사 반란으로 정권을 잡은 제5공화국 정부가 대중을 정치적 사회적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게 만들면서 정권 유지를 도모하기 위해 그 같은 정책을 펼쳤다고 주장한다.정치적인 이유로 스포츠를 장려한 경우는 매우 흔하다. 나치 독일과 이탈리아 무솔리니는 올림픽과 월드컵을 체제선전용으로 활용했고, 중남미 독재정권들은 축구리그나 야구리그를 활성화해 국민의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공산정권 시절의 동유럽도 스포츠를 장려하는 정책을 사용했다. 미국프로농구(NBA) 브루클린 네츠의 포인트가드 카이리 어빙이 2019~2020시즌 재개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것은, 미국 정부가 ‘국면전환용’으로 NBA 재개를 서두르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어빙은 동료 선수들에게 NBA가 재개되더라도 출전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뭔가 수상하다(Something smells a little fishy)”라고 말했다.그 ‘수상함’이란, 현재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철폐 운동이라는 정치 사회적 이슈로 궁지에 몰려있는 현 정부가 이 이슈를 덮기 위해 국민의 눈을 스포츠로 돌리려 한다는 의심을 말한다.어빙은 지금은 선수들이 농구보다 사회적 이슈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NBA 선수 중 74%가 흑인인 상황에서 시즌 재개에 응할 경우, 자칫 자신들이 사회 이슈를 외면하고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가 미국 국민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같은 어빙의 생각에 드와이트 하워드, 에이버리 브래들리 등이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시즌 재개에 적극 찬성하고 있는 르브론 제임스는 “농구를 하면서 사회 이슈에도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동료 선수들의 출전을 독려하고 있다.NBA 재개가 ‘국면전환용’이라는 어빙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장성훈 특파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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