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기자가 카메라로 KBO 연습경기 장면을 취재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0424075313002625e8e941087223628201.jpg&nmt=19)
한국 프로야구 KBO 리그 경기 영상 제공과 관련해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과 KBO 리그 경기 국외 판권 소유주인 에이클라가 벌이는 신경전의 핵심은 계약 기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미국 매체에 따르면, ESPN 측이 협상 과정에서 에이클라 측에 KBO 리그 경기 방송을 매달 계약하자고 제안하자 에이클라 측은 올 시즌 전체 경기 영상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자고 맞서고 있다.
에이클라 측이 연간 계약을 요구한 것은 알려진 대로 만만치 않은 영상 제작 비용 때문이다. 월간 계약을 하면 되레 손해를 볼 수 있고, 설사 손해는 보지 않더라도 수입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ESPN이 줄기차게 월간 계약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KBO 리그 경기 방영에 따른 광고 수익의 불확실성과 함께 메이저리그 및 다른 스포츠 경기가 재개될 시 KBO 리그 경기 영상 방영을 즉각 중단하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즉, ESPN은 KBO 리그 경기 영상을 방영할 시간에 자국 및 세계 주요 스포츠를 중계하는 것이 광고 수입 측면에서 훨씬 낫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영상을 무료로 받고 수익이 나면 일정 금액을 지불하겠다는 발상은 지나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SPN이라는 거대한 매체가 광고 시장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무턱대고 KBO 리그 경기를 방영할 계획을 세웠을 리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협상을 자기 쪽에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일종의 전략일 수 있다. 비즈니스 거래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 증 하나다.
결국 에이클라 측이 ESPN이 제시한 월별 계약안을 받아들이되 만족할만한 금액을 보장받는 것만이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재개될 경우 KBO 리그 경기에 대한 미국 내 수요는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ESPN은 KBO 리그 경기의 재미 여부에는 관심조차 없다. 마이너리그가 열리고 있다면 ESPN은 그 경기를 중계할 것이다. KBO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현재로서는 그들이 미국에서는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게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한국에서 야구 경기가 열린다고 하니 돈 냄새를 맡은 것이다.
그렇다 해도 무료로 영상을 받은 후 수익이 나면 돈을 지불하겠다고 나오는 ESPN의 협상 자세는 한국 야구 및 야구팬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자칫 한국 야구 경기 영상 방영에 대한 ESPN의 진정성에 의문을 품게 할 수도 있다.
한편, ESPN과 폭스스포츠 등 미국 주요 스포츠 매체들은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사태로 메이저리그, NBA, NHL, MLS 등 프로스포츠는 물론이고 모든 아마추어 스포츠 경기가 취소되거나 연기된 이후 하루 종일 토크쇼 또는 과거의 명승부 경기들만을 재방송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중 ESPN만이 농구팬들을 위해 최근 ‘NBA HORSE 챌린지’라는 이색 토너먼트를 자체 제작해 방영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지난 주부터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을 재조명한 ‘더 라스트 댄스’를 10부작으로 제작해 방영하고 있다. ‘더 라스트 댄스’에는 조던 뿐 아니라 당대 유명 선수들과 감독, 단장, 구단주들이 등장해 농구 경기를 볼 수 없어 애를 태우고 있는 팬들의 갈증을 다소나마 해소시켜 주고는 있다.[LA에서]
* 장성훈 미국 특파원은 미주 한국일보와 일간스포츠, 스포츠투데이에서 기자, 체육부장 등을 역임했다. MLB, NBA, LPGA, PGA 등 미국프로스포츠와 문화 등을 오랜동안 취재했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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