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의 최대고민 '투수'…마지막까지 흔들렸다

선발 양현종 3이닝 3실점…韓 투수진, 대만에 홈런 포함 총 13안타 허용

2017-03-09 23:18

한국WBC대표팀투수양현종이9일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열린대만과1라운드마지막경기에선발등판했지만3이닝5피안타6탈삼진3실점으로아쉬움을남겼다.(사진=한국야구위원회제공)
한국WBC대표팀투수양현종이9일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열린대만과1라운드마지막경기에선발등판했지만3이닝5피안타6탈삼진3실점으로아쉬움을남겼다.(사진=한국야구위원회제공)
한국 야구대표팀의 사령탑 김인식 감독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면서 불안한 투수진을 최대 고민으로 꼽았다. 당초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김광현이 수술로 낙마했고 마땅한 우완 선발 자원이 없다는 것도 김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다.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한 임정우는 전지훈련 기간 임창민으로 교체됐다. 프리미어12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이대은은 WBC 개막 때까지 구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임창용, 장시환 등도 마찬가지였다.

투수에 대한 김 감독의 고민은 개막 이후에도 이어졌다. KBO 리그에서 상대를 압도하던 투수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이스라엘과 경기에서는 2실점으로 그나마 나았다. 물론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당시 투수진의 문제보다 타선의 집중력이 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네덜란드전에서는 제대로 흔들렸다. 우규민이 선발로 나섰지만 3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3실점으로 무너졌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원종현도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한국은 0-5로 패했다.

네덜란드전 패배 이후 김 감독은 "투타에서 모두 밀렸다. 특히 투수들의 차이가 컸다"며 "구속이 6~7km정도 차이가 난다. 상대는 똑바로 들어오는 공이 없었다. 얕게 잘 들어왔다. 젊은 선수들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투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김 감독은 9일 대만과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도 투수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김광현-류현진 이후 상대가 두려워하는 투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라며 "투수가 강해야 경기도 제대로 풀린다"고 강조했다. 이 말은 비단 대표팀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었다. 한국 야구 전체를 언급한 얘기였다.

한국은 이날 그동안 잠잠했던 타선이 터지며 연장 접전 끝에 11-8로 진땀승을 거뒀다. 하지만 활발했던 타선에 비해 투수진은 또다시 흔들렸다.

'안풀리네…'한국WBC대표팀의투수차우찬이9일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열린대만과1라운드마지막경기에팀의세번째투수로마운드에올랐지만2이닝3피안타1볼넷2실점으로부진했다.(사진=황진환기자)
'안풀리네…'한국WBC대표팀의투수차우찬이9일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열린대만과1라운드마지막경기에팀의세번째투수로마운드에올랐지만2이닝3피안타1볼넷2실점으로부진했다.(사진=황진환기자)
선발 양현종은 1회말 대만의 타선을 상대로 삼진 2개를 솎아내고 삼자 범퇴로 막아내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2회말 역시 선두타자 린즈셩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린이취엔, 가오궈후이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 3루로 몰렸다. 그리고 천용지의 내야 땅볼 때 1점을 내줬다. 실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린쿤셩에 안타, 린저슈엔에 몸에 맞는 볼, 후친롱에 우전 안타를 차례로 내주며 2점을 더 허용했다. 길었던 대만의 공격은 쟝즈하오를 2루 땅볼로 처리하며 끝이 났다. 양형종은 3이닝 5피안타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심창민도 흔들렸다. 린저슈엔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대만에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국의 세 번째 투수로 나선 차우찬도 대만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다.

5회말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은 삼자 범퇴로 이닝을 깔끔하게 마쳤다. 그러나 6회말은 쉽지 않았다. 1사 후 천용지에 볼넷을 허용한 차우찬은 린쿤셩에 우전 안타를 내줘 1, 2루 상황에 몰렸다. 린저슈엔을 내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한 숨 돌렸지만 후친롱과 쟝즈하오에 연속 안타를 얻어맞고 2실점 했다. 한국은 이 실점으로 8-7로 대만에 1점차로 쫓겼다.

한국은 7회말 차우찬 대신 장시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대회 첫 출전이었다. 출발은 좋았다. 린즈셩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후속 타자 린이취엔도 1루 땅볼로 처리했다. 하지만 이후 가오궈후이와 천용지에 연속 안타를 내줘 1실점해 8-8 동점을 허용했다.

한번 흔들리기 시작한 투수진은 결국 마지막까지 안정감을 되찾지 못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이현승은 선두타자 쟝즈시엔에 2루타를 허용했다. 이현승은 공 1개만 던지고 오승환과 교체됐다.

오승환은 달랐다. 4번 타자 린즈셩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급한 불을 껐다. 이날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기록하고 있던 린이취엔은 고의 사구로 걸렀다. 이어 가오궈후이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한 오승환은 천용지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한국을 벼랑 끝에서 살려냈다.

오승환은 11-8로 역전에 성공한 10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린쿤셩을 삼진으로 처리한 오승환은 린저슈엔도 땅볼로 처리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대만 타선을 잠재우고 승리를 지켜냈다.

쉽게 풀 수 있었던 경기를 어렵게 이긴 한국. 결국 투수진의 부진은 풀지 못한 숙제로 남긴 채 대회를 마감했다.고척=CBS노컷뉴스 송대성 기자 snowbal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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