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개월 만의 우승이자 라운드 내내 1위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던 만큼, 누구보다 이야기 거리가 풍성했다. 이승현은 특유의 부드러운 스윙과 차분한 퍼팅처럼 말솜씨도 부드럽고 차분했다.
우승 소감은.
"올해 2등만 세 번 했다. 언제 나올까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승이 전반기에 나와서 기분 좋다. 하반기 자신감이 많이 생길 것 같다."4타 차 선두로 3라운드를 시작했다. 우승이 눈앞에 왔다는 생각에 긴장하진 않았나.
"전반에는 아무래도 좀 그랬다. 코스가 후반보다 전반이 어렵다. 그래서 전반은 타수를 줄인다기 보다 잘 유지하자는 생각으로 했다. 후반으로 가면서 감을 잘 찾았다."오랜만에 우승 기회를 잡아서 더 긴장했을 수도 있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다. ‘할 수 있다’고 스스로 천 번쯤 다짐한 것 같다. 언제 우승을 예감했나.
"13번 홀에서부터 2위와 4타 차가 나기 시작하면서다. 홀도 많이 남지 않았고, 안정적으로 플레이 해도 되겠구나 생각했다."2014년에 3승째를 올리고, 4승을 하기까지 2년 2개월이 걸렸다. 그 동안 바꾼 게 있다면.
"비거리가 짧은 편이라 비거리 늘리는 훈련을 많이 했다. 운동도 많이 했고, 작년 겨울에 새로운 코치(조민준 프로)를 만나면서 많이 발전했다. 스윙을 바꾼 건 아니고, 클럽 구성과 브랜드도 똑같다. 다만 볼 타격하는 감각을 키웠다. 비거리가 15m 정도 늘어나니까 플레이가 훨씬 수월해 졌다. 지난 달에 갑자기 비거리가 늘어나서 오히려 지난 4~5개 대회 동안은 늘어난 거리에 적응하느라 헤맨 감이 있을 정도다."어느 날 갑자기 비거리가 늘어난 이유가 있나.
"모르겠다. 하다 보니깐, 이건가 하고 쳤는데 그게 이상할 정도로 거리가 많이 나왔다. 스윙을 바꾼 건 아니고 치다 보니까 힘 주는 방법, 세게 치는 게 이거구나 라고 득음하듯 깨달은 순간이 있었다."퍼팅은 타고난 건가. 비결이 있다면.
"퍼팅은 감이 좋아야 한다. 노력도 물론 많이 하지만, 일단 거리를 느끼는 감각이 첫 번째다. 아버지도 퍼팅 잘 하신다. 그 피를 받은 것 같다.(웃음)"지금 투어를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지배하고 있다. 여기에 대한 생각은.
"20대 중반이 되고 나서 ‘어린 애들한테 힘이 딸리는 구나’라는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지난 달 안시현 프로가 우승하는 걸 보고 굉장히 깨달은 게 많다. 내가 힘들다고 할 게 아니다. 반성해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어린 선수들이 잘 하고 있지만, 내가 1인자가 될 때까지 밟아나갈 시간이 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골프 외 취미가 있다면.
"없다. 요즘 찾고 있다. 그런데 골프가 너무 재미있어서 쉬는 날에도 훈련과 골프 스케줄 뿐이다. 친구들 만나서 맛있는 것 먹는 건 좋아한다."파주=이은경 기자 kyo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