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 ‘2016 KEB 하나은행 FA컵’ 8강에서 90분의 정규시간과 30분의 연장에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최용수 감독이 떠난 이후 4경기, 황선홍 감독 부임 후 3경기째 승리가 없던 서울은 전남을 상대로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풀어갔지만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가고 나서야 힘겨운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이번에도 승부차기의 주인공은 필드 플레이어가 아닌 골키퍼 유상훈이었다. 전남의 네 번째 키커 유고비치가 실축하며 서울이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전남의 다섯 번째 키커 안용우가 오른쪽 구석으로 찬 공을 정확하게 막았다.
서울 선수들은 일제히 유상훈을 향해 달려들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고, 주장 오스마르는 서울 서포터를 향해 유상훈의 이름이 적인 유니폼을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로 승리의 공을 유상훈에 바쳤다.

물론 유상훈이 승부차기에서 모두 웃은 것은 아니었다. 2014년 결승에서 성남FC를 만난 서울은 연장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했다. 당시 서울 지휘봉을 잡았던 최용수 감독은 연장 후반 종료를 3분 남기고 김용대(울산)를 대신해 유상훈을 교체 투입했다. 하지만 당시 경기에서는 유상훈이 아닌 성남 골키퍼 박준혁이 두 차례 선방을 선보이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전남전을 마친 뒤 만난 유상훈은 “승부차기가 두려웠던 적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기다려지는 것도 아니다”라며 “90분 안에 승부가 나는 것이 편한데 어쩔 수 없이 승부차기에 가면 이긴다는 생각으로 한다. 그래야 더 자신감이 생긴다”고 활짝 웃었다.
승부차기 상황에서 연이은 선방의 비결을 묻자 “’이것만 막자’는 생각으로 한다”고 답한 유상훈은 “무엇보다 오늘 경기는 황선홍 감독님께 첫 승을 안겼다는 생각에 더욱 기쁘다”고 특별한 승리의 기쁨을 털어놨다.서울월드컵경기장=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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