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LPGA 창립 13人의 인생스토리]④특별한 재능의 소유자들

2016-03-25 00:47

▲LPGA13명의창립멤버중한명인헬렌뎃와일러는미공군최초의여성비행사로B-17폭격기를몰았다.
▲LPGA13명의창립멤버중한명인헬렌뎃와일러는미공군최초의여성비행사로B-17폭격기를몰았다.
[피닉스=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미국여자프로골프(LPGA)를 만든 13명의 창립자들은 모두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중 단연 으뜸은 헬렌 뎃와일러가 아닐까 싶다.

워싱턴DC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역사와 영문학을 전공한 뎃와일러는 할머니가 졸업 선물로 준 돈으로 골프 경력을 쌓기 위해 플로리다로 간다. 1939년 우먼스 웨스턴 오픈에 참가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참가해 우승했다. 당시 윌슨스포츠는 프로 골퍼들과 ‘스태프 프로페셔널’이라는 계약을 맺고, 그들에게서 제품에 대한 피드백 등을 얻었는데 뎃와일러도 그 중 한 명이 되었다.

1950년 LPGA가 결성되면서 부회장으로 일했던 뎃와일러는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미 공군에서 암호작성가로 일했다. 그는 또한 미군 최초의 여성 공군 비행사가 돼 B-17 폭격기를 몰았다.

그녀는 여성 최초의 코스 설계가이기도 하다. 그의 친구 중 한 명이 재키 코크란이었는데 그녀의 남편은 세계적인 부자였다. 뎃와일러와 코크란은 캘리포니아 인디오에 9홀 코스를 디자인했다. 이 코스가 현재 27홀 규모의 인디언 팜스 컨트리클럽이다.

뎃와일러에게는 모든 일이 적절하게 일어나는 듯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야구팀 워싱턴 세니터(현 미네소타 트윈스)의 구단주와 라운드를 하게 됐다. 이후 뎃와일러는 1년 동안 세니터팀의 자체 방송을 맡는 행운을 얻기도 했다.

1949년에는 동료인 베이브 자하리아스, 베티 힉스, 베벌리 핸슨, 그리고 영화배우인 스펜서 트레이시, 캐서린 햅번과 함께 ‘팻 앤 마이크’(Pat and Mike)라는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뎃와일러는 캘리포니아 란초미라지의 선더버드 컨트리 클럽에서 7년 동안 일하며 종종 헐리우드 스타들에게 골프를 가르치기도 했다. 인디언웰스의 엘도라도 컨트리클럽에서 일할 때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에게 레슨을 하기도 하는 등 그녀는 티칭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쌓았다. 벤 호건은 뎃와일러를 가리켜 “역사상 최고의 티칭 프로”라고 칭했다.

▲LPGA창립멤버인샐리세션즈는훌륭한피아니스트였고,오페라도작곡하는등뮤지션으로인정을받은골프선수였다.
▲LPGA창립멤버인샐리세션즈는훌륭한피아니스트였고,오페라도작곡하는등뮤지션으로인정을받은골프선수였다.


여성이라는 특성상 예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파운더스도 있었다. 샐리 세션즈와 베티 제임슨의 경우가 그렇다. 세션즈는 훌륭한 피아니스트였고, 오페라를 작곡하는 등 뮤지션으로도 인정을 받은 선수다.

어린 시절부터 테니스와 골프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세션즈는 1942년 미시건 테니스 챔피언십과 미시건 골프 챔피언십에서 같은 날 우승하기도 했다. 세션즈는 결국 골프에만 전념하기로 한다. 그녀는 1947년 파인허스트 컨트리클럽에서 69타를 기록했다. 이 코스에서 72타 이하의 스코어를 낸 최초의 여성 골퍼다. 파인허스트는 US오픈이 열리는 코스 중 하나다. LPGA 투어를 떠나 교사로도 일했던 세션즈는 1966년 43세의 짧은 나이에 사망했다.

베티 제임슨은 골프를 하지 않을 때는 모던 아트를 즐기는 아티스트였다. 그녀는 정기적으로 시립 미술관을 방문했고, 미국 전역의 미술관을 찾아다녔다. 키고 크고 아름다운 미모를 가졌던 제임슨은 노란색 컨버터블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개성 넘치는 선수였다. .

제임슨은 프로가 되기 전 이미 아마추어 대회에서 14승을 차지해 명성이 높았다. 1939년과 1940년 US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2연패를 달성했고, 1942년에는 최초로 웨스턴 여자 오픈과 웨스턴 우먼스 아마추어를 동시에 제패했다.

1945년 프로로 전향한 제임슨은 1947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당시 그녀의 우승 스코어는 295타였다. 여자가 72홀 경기에서 300타 아래로 우승한 최초 경우다. 제임슨은 메이저 3승을 포함해 투어 통산 13승을 거뒀다.

제임슨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베어 트로피’다. 매년 시즌 최저 평균 타수를 기록하는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1952년 제정됐다. 제임슨이 자신의 우상이었던 글레나 콜레트 베어(1903~1989)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냈고, 그렇게 베어 트로피가 탄생했다.

▲오팔힐은30대에3년밖에못산다는선고를받았지만골프입문후병을극복하고89세까지살았다.
▲오팔힐은30대에3년밖에못산다는선고를받았지만골프입문후병을극복하고89세까지살았다.


오팔 힐은 의지의 골퍼였다. 오랫동안 신장병으로 투병했던 힐은 운동치료사로부터 골프를 해볼 것을 권유받았다. 당시 그녀는 앞으로 3년 밖에 더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도 받았다. 31세에 골프를 시작한 힐은 병을 완전히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대회에서 우승까지 했다.

힐은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한 데다 동료들보다 나이가 많았기에 그녀는 종종 ‘여자 골프의 가장’(the matriarch of women’s golf)으로 불렸다. 블레이드 퍼터를 사용했던 힐은 퍼터를 마술지팡이 다루듯 해 환상적인 퍼팅을 보여주곤 했다고 한다. 미국골프협회(USGA)의 여성분과위원회 의장을 맡았던 힐은 1938년 프로로 전향했다. 80대의 나이에도 플레이를 하고 골프를 가르치던 그녀는 1981년 8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피닉스=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