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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사’ 김세영, 압도적 기량으로 파운더스컵 우승(종합)

2016-03-21 13:52

▲김세영이JTBC파운더스컵우승후트로피를들고포즈를취하고있다.피닉스=박태성기자
▲김세영이JTBC파운더스컵우승후트로피를들고포즈를취하고있다.피닉스=박태성기자
[피닉스=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애리조나 사막의 봄은 뜨거웠다. 때때로 산들바람이 불어왔지만 작렬하는 태양을 식히기에는 부족했다. 그 열기보다 더 뜨거웠던 건 김세영(23.미래에셋)이었다.

김세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JTBC 파운더스컵 정상에 올랐다. 그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장(파72.6601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무려 10언더파를 보태 최종 합계 27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2위를 차지한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8.22언더파)를 5타 차로 누른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김세영의 시즌 첫 우승이자 LPGA 투어 통산 4승째다.

김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골프장 이름(와일드파이어. Wildfire)처럼 4일 내내 대회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그의 우승 스코어인 27언더파는 지난 2013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이 대회에서 우승할 당시 세웠던 23언더파를 4타 앞선 새로운 토너먼트 레코드다. 또한 '은퇴한 골프 여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2001년 스탠드 레지스터 대회에서 세웠던 LPGA 투어 72홀 최소타와 타이 기록이다.

김세영은 1라운드만 제외하고 매 라운드 ‘이글 쇼’도 펼쳤다. 2라운드에서는 하루에 이글 2개를 잡았고, 3라운드에서는 파4 홀에서 티샷을 그린 바로 앞까지 보낸 뒤 이글 퍼트를 홀에 넣었다. 최종일에도 김세영은 11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인 뒤 가볍게 2타를 줄였다.

선두에 1타 차 공동 2위로 시작한 김세영은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2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은 데 이어 4~6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나섰고, 8번홀(파4)에서도 1타를 더 줄였다. 그 사이 전날 선두로 나섰던 지은희(30.한화)는 버디와 보기를 1개씩 주고받으며 제자리걸음을 했다.

김세영은 후반 들어서도 우승을 향한 레이스를 늦추지 않았다. 11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여 이글을 잡았다. 13번홀(파4)에서는 티샷을 곧바로 그린에 올려 가볍게 1타를 더 줄였다. 이 때 2위권과는 5타 차까지 벌어져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15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우측 벙커에 빠트린 김세영은 벙커샷을 홀 1.2m 거리에 붙여 또 1타를 줄였고, 16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17번홀(파3)에서는 3m 거리의 까다로운 파 퍼트를 성공했다.

김세영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환한 웃음을 지으며 걸어올라왔다. 김세영은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았으면 LPGA 투어 72홀 최소타 기록을 경신할 수 있었지만 볼은 아쉽게 홀을 외면했다. 김세영은 마지막 한 조가 남아 있었지만 파 퍼트를 마친 후 두 손을 들어올리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김세영은 경기 후 “27언더파는 (내가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스코어다”면서 “행복이라는 너무 큰 선물을 받아 기쁘다”고 했다. 이어 “경기 중 소렌스탐의 기록을 알지 못했다. 만약 알았더라면 18번홀 버디 퍼트를 좀 더 자신 있게 했을텐데 아쉽다”고도 했다.

리디아 고가 준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지난 2009년 US여자오픈 이후 7년 만에 우승을 노렸던 지은희(30.한화)는 1타 밖에 줄이지 못해 공동 4위(19언더파)에 만족해야 했다. 미국 본토 대회에 처음으로 도전한 박성현(23.넵스)은 17언더파 공동 13위를 기록해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장하나(24.비씨카드)와 이미향(23.KB금융그룹)도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피닉스=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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