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의 학교' 제작진은 지난 19일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재신 PD는 "우리나라 청소년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명제 때문에 아름다운 나이를 행복하지 않게 보내는 것 같다. '아이들이 행복해지려면 학교가 행복해져야 하고, 우리 사회가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어 그는 "전국의 고등학교 수업 현장을 사전 취재했다. 수업 중 절반 이상의 학생이 잠자는 모습을 보고 충격받았다. 학교 교육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아이들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다큐에 내레이션을 거의 쓰지 않았다.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선생님들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봐 달라"고 덧붙였다.
신진주 작가는 "전작 '학교의 눈물'과 '부모 대 학부모'를 만들 때 학교 취재를 했지만, 아이들이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일상공간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정기간 지내면서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 지 깊숙이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했다.
교도소에서 갓 출소한 아이, 수업시간에 잠만 자는 아이, 흠스쿨링 하는 아이, 혁신학교에 다니는 모범생, 음악만 좋아하는 아이. '바람의 학교'에 입학한 16명의 청소년의 사연은 각양각색이다. 한 PD는 "가장 중요한 선발기준은 대표성이었다. 16명이 학교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들을 대표할 수 있는가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제작진은 제주도 가시리 마을(서귀포시 표선면 소재)의 마을 공동 소유 건물을 빌려 '바람의 학교'로 꾸몄다. 가시리 마을은 6개의 오름에 둘러 쌓여 바람 소리만이 들판을 가득 채우는 곳이다. 왜 이 곳을 택했을까.
한 PD는 "아무래도 비행기 타고 물을 건너 오면 새로운 마음이 들고, 또다른 시작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 판단했다. 자연 풍광이 좋고, 학교 옆에 유해시설이 없어서 교육하는데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바람의 학교'의 교육철학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학교, 깨치는 기회를 주는 학교'다. 커리큘럼은 자기를 성찰하고, 미래 진로에 대해 생각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공교육 교사들이 직접 커리큘럼 개발에 참여했다.
한 PD는 "기발한 커리큘럼이 팍팍 튀어나오지는 않았다. 새로워도 공교육 현실에 맞지 않는 커리큘럼은 제외했다"고 했다. 신 작가는 "국영수가 없다는 것이 '바람의 학교' 커리큘럼의 특징이다. 대입이라는 트랙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다. 국내 공교육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만약 그것이 가능하면 어떤 교육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이 녹아 있다"고 했다.
한 달간의 수업 후 아이들은 얼마나 변했을까.
한 PD는 "'바람의 학교'는 학교수업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얼마나 흔들 수 있는지를 관찰한 프로그램이다. 100%는 아니지만, 그런 느낌을 갖고 돌아간 아이들이 몇 명 있다"며 "선생님과 아이들이 24시간을 함께 지내다 보니 막혀있던 관계가 뚫리는 것 같았다. 관계 맺기에 물꼬가 트이니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수업을 받더라"라고 했다. 이어 그는 "관심과 애정을 갖고 봐야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진심으로 대해야 아이들도 진심으로 대한다"고 했다.
'바람의 학교' 1부는 오는 22일 오후 11시10분 방송된다.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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