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도 이번 주 조선일보 포스코 챔피언십을 끝으로 막을 내리네요. 정말 정신없이 달려온 1년인 것 같아요. 올해 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만 빼고 국내에서 열린 모든 대회에 출전했답니다. 이번 대회까지 하면 총 28개 대회를 뛰는 거죠.
현재 신인왕 레이스에서 제가 1718점이고, (김)예진 언니가 1556점으로 제가 162점 앞서 있지만 이번 주 대회 우승자에게 230점이 주어지니까 막판까지 안심할 순 없답니다. 평생에 한 번뿐인 신인왕이라 그런지 정말 힘들다는 느낌이 들어요. 휴~(^^)
이젠 지난주 대회에 대해 말씀 드릴게요. 부산에서 열렸던 ADT캡스 챔피언십은 막판 이벤트 대회나 마찬가지였답니다. 74명만 참가해 컷 오프 없이 진행됐거든요. 거기서 공동 15위를 했어요. 뭐, 나름 괜찮은 성적이긴 하지만 아쉬움도 커요. 첫날 제가 공동 2위에 올랐거든요. 특히 신인왕을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예진 언니와 같은 순위여서 언론의 관심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바로 다음 홀에서 내리막 훅 라인의 버디 퍼트를 넣어서 만회했죠. 6번홀에서는 약 11m 거리의 버디 퍼트가 또르르 구르더니 홀에 들어가지 않겠어요. 기대하지 않았던 이런 롱 퍼트가 하나씩 들어가면 그날은 힘도 나고, 경기가 쉽게 풀리는 날이랍니다.
후반 들어 11번홀에서도 내리막이 심한 슬라이스 라인의 버디 퍼트가 들어갔고, 다음 홀에서는 홀 1m에 붙이며 또 1타를 줄였죠. 15번홀에서는 1m 조금 못 되는 파 퍼트를 놓치면서 보기를 범한 게 못내 아쉬웠죠. 하지만 16번과 18번홀에서도 중거리 퍼트가 홀에 들어가면서 기분 좋게 첫날을 마무리했어요.
골프라는 게 참 웃겨요. 전날 샷이 좋다가도 하루 밤새 180도 바뀌거든요. 어찌나 변덕이 심한지 여자랑 비슷한 것 같아요. 하하. 물론 제 실력 탓이 크지만요. 둘째 날이 그랬어요. 전날과 달리 이날은 버디는 하나도 없이 보기만 3개를 기록하며 순위가 밀리고 말았답니다.
6번홀에서는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보기를 했고, 후반 들어 11번과 12번홀에서는 약 1m 거리의 파 퍼트를 모두 놓치면서 연속으로 타수를 잃었죠. 그런 점에서 1m 내외 거리의 퍼트가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전성기 시절 타이거 우즈가 1m 거리의 퍼트를 100번 시도해서 한 번이라도 놓치면 처음부터 다시 반복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이제 알 것 같아요. 또한 실수를 범했을 때 마음을 다스리는 법도 더 배워야 할 것 같다는 걸 느낀 하루였답니다.
마지막 날에는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다행히 언더파를 쳤어요. 6번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한 후 8번과 9번홀에서는 두 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이며 가볍게 버디를 잡았죠. 후반에 가서 14번홀에서도 3m 버디 퍼트를 성공했고요. 마지막 홀에서는 두 번째 샷이 당겨지면서 핀 좌측으로 갔는데 거기서 3퍼트를 하고 말았어요.
대회를 마친 후 곰곰이 생각해 봤답니다. 제가 약간 소심한 성격인데 퍼팅할 때도 그런 것 같아서요. 퍼팅뿐만 아니라 모든 걸 약간 주눅 든 것처럼 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거든요. 어쩌면 신인왕이라는 타이틀을 너무 의식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해요. 주위에서도 많이 기대하고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았나 싶어요. 아직 멘털이 부족하긴 하지만 그 중압감마저 즐기는 게 프로라고 생각해요. 이번 주 마지막 대회 때는 게임을 즐기면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할게요.
수도권에서 가까운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에서 열리니까 응원도 많이 와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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