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31(월)

야구

김경문-김태형, 천운 움직일 뚝심과 승부수는?

정면승부로 위기 탈출 '장군멍군' 최후의 승부

2015-10-24 06:00

'둘다곰의피는흐른다'플레이오프에서2승2패로팽팽히맞선가운데24일최종5차전을치르는NC김경문(오른쪽)-두산김태형감독.(자료사진=NC,두산)
'둘다곰의피는흐른다'플레이오프에서2승2패로팽팽히맞선가운데24일최종5차전을치르는NC김경문(오른쪽)-두산김태형감독.(자료사진=NC,두산)
NC와 두산이 팽팽하게 맞서 있는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플레이오프(PO). 4차전까지 두 팀이 장군멍군을 반복하며 2승2패 균형을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는 두 팀 사령탑이 과감한 승부수로 위기에서 벗어난 양상이었다. 2연패 위기에 놓였던 NC 김경문 감독(57)과 시리즈를 내줄 벼랑에 몰렸던 두산 김태형 감독(48) 모두 고비에서 뚝심의 승부수가 적중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24일 5차전은 그야말로 벼랑 끝 승부, 지는 팀은 그대로 시즌을 마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은 다시 두 감독의 승부수에 희비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김경문, 2차전 '강공-스퀴즈' 승부수
먼저 한 수 가르친 사령탑은 선배 김 감독이었다. 1차전에서 상대 더스틴 니퍼트의 완봉 역투에 밀린 NC는 2차전도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팽팽했던 0의 균형이 8회 상대 주장 오재원의 선제 홈런으로 무너졌다 단숨에 흐름을 뺏길 상황이었다.

만약 2차전도 내준다면 시리즈 전체를 뺏길 가능성이 높았다. NC는 지난해도 정규리그 3위로 LG보다 순위가 높았으나 준PO에서 먼저 2연패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가을야구를 접었다. 이번에도 2연패한다면 정규리그 3위 두산에 밀려 지난해 전철을 밟을 수 있었다.

이 상황에서 김 감독은 과감한 승부수를 띄웠다. 8회말 반격에서 선두 타자 손시헌이 안타로 출루했다. 무사 1루, 1점 차 승부라면 희생번트가 나올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NC 벤치는 강공 사인을 냈고, 지석훈이 2루타를 친 사이 대주자 최재원이 전력질주해 1-1 동점을 만들었다.

'작전성공'두산과플레이오프2차전에서NC가0-1로뒤진8회무사1루에서강공작전에따라2루타를때려낸지석훈(왼쪽)과동점득점을기록한최재원의모습.(자료사진=NC)
'작전성공'두산과플레이오프2차전에서NC가0-1로뒤진8회무사1루에서강공작전에따라2루타를때려낸지석훈(왼쪽)과동점득점을기록한최재원의모습.(자료사진=NC)
압권은 그 다음이었다. 비로소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 앞서 번트를 아꼈던 NC는 이번에도 강공을 걸 듯 보였다. 그러나 2볼 상황에서 NC 벤치는 후속 김성욱에게 스퀴즈 번트 사인을 냈다. 의외의 작전은 두산 포수 최재훈이 피치드 아웃하며 간파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미 허를 찔린 두산 좌완 불펜 함덕주가 어이없이 높은 공을 던지는 폭투로 NC는 역전 점수를 올렸다.

여기에는 김성욱이 반드시 번트를 대야 할 상황에 배트를 빼는 행운도 따랐다. 혹여라도 최재훈이 투구를 잡았다면 3루 주자 지석훈은 그대로 횡사할 판이었다. 그러나 공이 빠지면서 NC는 역전에 성공했다. 만약 김성욱이 무리해서라도 공을 맞췄다면 파울이 될 가능성이 높아 지석훈의 득점도 무산될 것이었다.

이렇듯 행운이 따랐지만 그 운을 가져온 것은 김 감독의 과단이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도 "사실 지석훈의 강공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다"면서도 "그러나 김성욱의 스퀴즈는 김경문 감독님의 성향상 예상 외였다"고 인정했다.

2연패 위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가져간 NC는 여세를 몰아 3차전 16-2 대승을 거뒀다. 김경문 감독은 "2차전 8회가 분위기를 바꾼 계기가 됐다"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베테랑 손시헌도 "사실 2차전 7회까지도 긴장이 됐는데 8회 역전에 성공하며 긴장이 풀렸다"고 말했다. 시리즈의 터닝 포인트가 됐던 건 2차전 8회였다. 3차전 대승에는 김 감독의 타순 변화 승부수도 통했다.

▲김태형, 4차전 정면승부로 위기 탈출

김태형 감독 역시 선배 못지 않게 '곰 군단'의 적자답게 뚝심의 승부수로 맞불을 놨다. 1승2패로 몰린 4차전에서다.

22일 4차전은 두산에게는 벼랑 끝 승부였다. 만약 지면 시즌을 접을 위기, 때문에 1차전의 영웅 니퍼트도 완봉승 뒤 3일만 쉬고 등판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여기에 3차전 부상 공백이 눈에 띄었던 주전 포수 양의지도 진통제 투혼을 불살랐다.

이런 선수들의 강인한 정신력을 경기에 잘 이용한 김태형 감독이었다. 승부처에서 과감한 승부수를 띄워 값진 결실로 연결했다.

4차전은 니퍼트와 NC 에이스 에릭 해커의 호투로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5회까지 0의 행진이었다.

다만 두산은 기회가 왔지만 살리지 못했다. 2회 무사 1, 2루에서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 3루. 외야 뜬공이나 느린 땅볼이면 선취점을 낼 수 있었으나 오재원의 투수 앞 땅볼 등으로 기회가 무산됐다. 3회 2사 2루, 4회 1사 1, 2루도 허사였다. 5회 1사 1루에서는 정수빈의 도루도 막혔다.

'이번엔우리가성공!'22일플레이오프4차전에서0-0으로맞선두산의6회말공격무사1,2루에서강공작전에따른안타로무사만루기회를만든양의지(위)와이어진1사만루에서선제결승2타점2루타를때려낸오재원의모습.(자료사진=두산)
'이번엔우리가성공!'22일플레이오프4차전에서0-0으로맞선두산의6회말공격무사1,2루에서강공작전에따른안타로무사만루기회를만든양의지(위)와이어진1사만루에서선제결승2타점2루타를때려낸오재원의모습.(자료사진=두산)
이 답답한 흐름을 김 감독은 정면승부로 뚫었다. 6회 무사 1, 2루 상황. 에이스 대결임을 감안하면 선취점은 승기를 가져올 무기였다. 희생번트가 예상됐다. 그러나 두산 벤치는 강공으로 갔고, 양의지가 우중간 안타로 만루를 만들었다.

홍성흔이 1루수 파울 뜬공에 그쳤으나 오재원의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바운드가 크게 된 타구가 전진수비하던 NC 1루수 에릭 테임즈를 넘은 행운도 따랐지만 그 운을 가져온 것 역시 김 감독의 승부수였다. 이후 고영민의 1타점 적시타가 터지면서 단숨에 3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맥을 뚫어낸 두산은 7회 1점, 8회 3점을 뽑아내 7-0 완승을 거뒀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시리즈 전적을 2승2패로 맞췄다. 경기 후 김 감독은 "6회 희생번트가 나와야 하는데 양의지가 치면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면서 "그래서 공격으로 밀어붙였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두 감독은 작전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김경문 감독은 "감독은 선수들을 믿고, 선수들은 감독의 결정을 믿고 자신의 플레이를 하면 된다"면서 "그래서 결과가 좋다면 운이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도 "감독은 예언이 아닌 결정을 하는 자리"라면서 "순간순간 어떤 작전을 낼지 생각하지만 결과까지 맞추진 못한다"고 말했다. 운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처럼 그 운을 가져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같다.

지금까지는 두 감독이 위기 때 한번씩 강한 뚝심으로 멋진 결정을 내렸고 흡족한 결과를 냈다. 과연 마지막 대결에서 어떤 감독의 뚝심과 승부수가 하늘을 움직일까. PO 5차전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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