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목동구장에서 처음 열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다른 유니폼을 입고 만나는 두 동기생 4번 타자의 맞대결이다. 양 팀 모두 가장 강력한 선발 카드를 꺼냈기 때문에 홈런 한 방이 승부를 가를 수도 있다. 그래서 4번 타자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어떤 한 선수가 미치는 것보다는 내일 와일드카드전에 박병호와 이택근 둘만 미쳐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SK 김용희 감독도 "미친다기보다는 평소 잘 하는 선수들이 잘 해야 한다. 선발 투수가 잘 던지고, 이재원과 정의윤이 더 활발한 타격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면서 "정의윤이 온 후 팀의 타격 균형감이 좋아졌다. 9~10월 보여준 내용이 워낙 좋아 그것만 유지하면 된다. 가을야구에서 더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기록을 냈으면 좋겠다. 가장 원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정작 박병호는 담담했다.
박병호는 "정의윤과는 예전에 같이 입단했고, 굉장히 친하게 지낸다"면서 "지금 SK 4번 타자 역할을 잘 하니까 나도 기분이 좋았다. 4번으로 대결은 하지만, 둘 다 좋은 성적을 내고 우리가 이겼으면 좋겠다"고 멋쩍게 웃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한 박병호로서는 마지막 포스트시즌이 될 수도 있다. 지난 2년간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물론 박병호는 손사래를 친다. 박병호는 "그런 질문 많이 받았다. 죄송하지만, 그건 좀 나중에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가을야구 준비하는 마음은 없다"면서 "앞서 2년 동안 가을야구를 경험해봤는데 거기서 내가 많이 부족했다. 깨달은 부분이 있기에 그런 부분 생각해서 준비하겠다"고 잘라말했다.
염경엽 감독도 "내 입장에서는 (미국 진출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박병호는 명실상부한 KBO 리그 최고 타자다. 김용희 감독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 박병호를 상대할 때는 보내야 할 때도, 정면승부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실제로 박병호는 정말 피하고 싶은 타자"라면서 "어떻게든 우리 투수들이 타이밍, 밸런스를 무너뜨렸으면 한다"고 말할 정도다.
아직 박병호와 비교할 업적은 없지만, SK 유니폼을 입은 정의윤의 페이스도 만만치 않다. 정의윤은 9~10월에만 홈런 9개를 쳤다. SK 타선도 정의윤 효과에 9~10월 팀 홈런 1위(41개)에 올랐다.
동갑내기 절친의 맞대결. 결국 터지는 쪽이 웃을 수밖에 없다.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grin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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