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매체 '일간 겐다이'는 24일 "10승 눈앞에서 연패 히로시마 구로다 '전격 은퇴' 급부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내년 거취에 대한 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구로다가 현역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부상하고 있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구로다는 전날 야쿠르트와 경기에서 5이닝 3실점했고, 팀이 0-6으로 지면서 8패째를 안았다. 지난 18일 주니치전 6이닝 3실점에도 안은 7패째 이후 2경기 연속 패전이다.
이 매체는 은퇴의 근거로 구로다의 시즌 전 목표를 들었다. 일간 겐다이는 "구로다가 지난 시즌 뒤 연봉 10억 엔(약 100억 원) 이상으로 메이저리그에 남을 수 있었으나 친정팀 히로시마에 복귀했다"면서 "구로다는 2015시즌 목표로 두 자릿수 승수로 설정했다"는 데 주목했다. 당시 구로다는 "그것(10승 이상)을 할 수 없으면, (현역 생활에) 매듭을 짓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 구로다는 9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 11일 한신전에서 8이닝 8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승리를 따냈을 때만 해도 10승은 무난해보였으나 이후 불의의 연패를 당했다. 고지 바로 앞에서 거푸 주저앉았다.
물론 10승 달성 가능성은 높다. 히로시마가 올 시즌 10경기를 남긴 가운데 구로다는 2번 더 선발 등판할 수 있다. 여기서 1승만 추가하면 두 자릿수 승수다.
▲"10승 해도 구위 저하 판단되면 은퇴할 수도"
하지만 목표를 달성해도 구로다가 옷을 벗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간 겐다이는 "그럼에도 주위에서 구로다의 은퇴를 걱정하는 배경은 본인의 책임감"이라고 꼽았다.
이어 "구로다가 히로시마로 돌아온 최대 이유는 자신이 힘이 있을 때 팀의 우승을 시키는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우승이 절망적인 상황에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 4억 엔(약 40억 원) 팀 연봉 1위인 본인이 책임을 느낄 수 있다"는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히로시마는 23일까지 센트럴리그 1위 야쿠르트에 6.5경기 차 4위다. 3위 한신과는 0.5경기 차다.
여기에 구위 저하도 한 이유가 된다. 일간 겐다이는 "팀에게 중요한 9월 하순 2연패를 했고, 또 투구 이닝도 6회, 5회로 줄었다"면서 "4일 만의 등판이었다고는 해도 '선발은 긴 이닝을 던져야 한다'는 신념의 구로다가 조기 강판을 피할 수 없었다"고 주목했다. 이어 "결과와 함께 내용도 중시하는 구로다가 긴 이닝을 던질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면 은퇴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계자의 말도 전했다.
구로다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5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LA 다저스에서 2010년 11승(13패)를 시작으로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2012년 16승(11패)으로 최다승을 기록한 뒤 지난해도 11승 9패 평균자책점(ERA) 3.71로 건재를 과시했다.
이후 구로다는 양키스는 물론 샌디에이고의 연봉 1800만 달러(약 198억 원), 다저스의 연봉 1600만 달러 제의를 뿌리치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친정팀 히로시마로 돌아오겠다는 미국 진출 전의 다짐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연봉 200억 원을 포기하고 돌아온 구로다는 의리의 사나이로 칭송받았다.
하지만 구로다 혼자 힘으로는 히로시마의 우승을 이끌기는 역부족인 상황. 과연 구로다가 시즌 뒤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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