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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스토리]미즈노의 비밀 ‘장인과 감시자’

장인정신으로 독자적인 손맛 구축…꾸준한 컨설팅으로 고객 만족

2015-08-19 14:19

[브랜드스토리]미즈노의 비밀 ‘장인과 감시자’
[기후현(일본)=마니아리포트 조원범 기자]'너의 아이언을 믿어라'.

골퍼라면 한번 쯤 들어봤음직한 광고 카피다. 다양한 형용사로 포장된 보도자료가 아닌 '진짜'를 경험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브랜드 스토리 세 번째 주인공은 아이언의 명가 '미즈노'다.마니아리포트는 미즈노 아이언의 진짜를 보기 위해 일본 기후현의 공장을 찾았다.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가 당연시되는 요즘, 일본에서 수십년 장인이 직접 제작하는 현장을 취재했다. -편집자 주

아이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손에 몇 가지 브랜드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건 바로 미즈노다. 대표작 중 하나인 'MX' 시리즈는 줄서서 산다는 말이 나올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MX시리즈가 JPX와 MP 등 다양한 라인으로 변화된 지금도 여전히 'MX'라는 제품명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을 정도다.

[브랜드스토리]미즈노의 비밀 ‘장인과 감시자’


미즈노 아이언의 고향은 일본 신칸센 신오사카 역에서 자동차로 30여분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미즈노테크닉스(주)라는 회사 간판이 걸린 정문을 지나자 미즈노 로고가 선명한 공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요로재팬이라 불리는 곳이다. 1960년대 후반 일본 내 골프인기가 높아지면서 골프클럽 생산을 시작한 요로재팬에는 장인의 손에서 손으로 전달되며 미즈노의 아이언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브랜드스토리]미즈노의 비밀 ‘장인과 감시자’


공장의 첫 느낌은 깔끔함. 소음도 크지 않았고 여느 공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번잡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은은하게 퍼지는 그라인딩 소리와 약간의 기계음만이 공장에 들어선 것을 알려줄 뿐이었다. 골프제조부 이시이 다카시 부장을 따라 들어선 곳은 미즈노 아이언 제작의 첫 과정이 이뤄진다는 사무실이었다. 미즈노 아이언의 첫 과정은 고객의 주문사항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여전히 기성품 시장비중이 큰 국내와 달리 일본은 커스텀 주문생산 비중이 높다고 했다. 커스텀 주문내역은 매우 상세했다. 로프트와 라이각은 물론 헤드에 찍히는 로고의 컬러까지 선택할 수 있었다.

[브랜드스토리]미즈노의 비밀 ‘장인과 감시자’


주문서가 장인의 손에 들어가면 그때부터 클럽제작이 시작된다. 꼼꼼하게 내용을 확인해가며 헤드가 다듬어지고 확인에 확인이 거듭된다. 그렇게 하나하나의 과정을 거쳐 완성품으로 출고되기까지 일주일가량 소요된다. 이시이 부장은 "미세한 차이도 성능에 큰 차이를 만드는 만큼 사람의 손과 눈으로 만들고 확인하는 게 장인의 기술"이라고 말했다.

▲미즈노공장골프제조부/이시이타카시부장
▲미즈노공장골프제조부/이시이타카시부장


미즈노 아이언의 장점은 짜릿한 손맛이다. 거의 모든 브랜드들이 아이언을 홍보하는 데 빠지지 않은 문구지만 미즈노 아이언은 맛의 깊이가 다르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미즈노만의 연철단조공법이 첫 번째 차이를 만든다. 'JPX825 포지드 플러스'에도 적용된 그레인 플로 포지드(grain flow forged)는 헤드부터 넥 부분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단류선을 적용, 더욱 깊어진 타구감을 만들고 하모니 임팩트 기술로 한층 부드러운 손맛을 완성한다.

요로재팬에서 생산되는 제품 중 상당수는 한국 소비자를 위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시이 부장은 "연간 50만 세트 가량의 생산량 중 20만 세트 정도가 미즈노 코리아로 보내진다"고 설명했다. 전체 생산량 중 40%에 달하는 수량이 한국 소비자를 위한 제품인 셈. 특히 미즈노는 한국 소비자를 겨냥한 한국 독점모델도 만들고 있다. 지난 해 선보인 'JPX825 포지드 플러스' 모델이 대표적이다.

▲소싱과크래프트담당/노무라타케시마이스터
▲소싱과크래프트담당/노무라타케시마이스터


요로재팬 공장을 둘러본 뒤 직접 장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수십 년간 요로재팬에서 골프클럽을 만들어온 이들은 말 한마디에도 클럽 제작에 대한 애착이 깊게 배어 있었다. 노무라 다케시씨는 "오랜 시간 일을 하다 보니 이런 인터뷰를 많이 했다. 그런데 문제는 매번 같은 이야기만 하게 되는 점이다. 그래서 이곳까지 찾아온 기자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성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기본에 충실함이 이야기 해줄 수 있는 전부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기술이나 노하우를 잘 포장해 이야기해줄 수도 있지만 그런 이야기는 보여주기에 불과하다. 진짜는 하나하나 손과 눈으로 확인하는 걸 기본으로 삼는 정신이 미즈노 골프클럽의 진면목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장인인 이토 토모오씨 역시 깐깐했다. 노무라씨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얻어내지 못한 터라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미즈노 코리아에서도 근무를 했었다는 이력까지 알고 있었기에 기대를 걸고 클럽을 만들면서 있었음직한 실수 경험담을 물어봤다.

▲소싱과크래프트담당/이토토모오마이스터
▲소싱과크래프트담당/이토토모오마이스터


그러나 답변은 간단했다. '없다'였다. 이토씨는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클럽을 만드는 데 실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토씨는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줬다. "데시마 다이치라는 선수가 있었다. 그 선수는 정말 까다로웠다. 저울로 무게를 재 봐도 차이가 전혀 없는데 어떤 건 가볍다, 어떤 건 무겁다며 퇴짜를 놨다. 그래서 한 달에 3세트를 만들기도 했다. 저울로 잴 수 없는 느낌이라는 것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 차이도 채워줘야 하는 게 골프클럽이고 우리의 역할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굳은 표정으로 깐깐하게 대답하던 이토씨가 웃음을 보이면서 "일 년에 최대 36개 세트를 만들어주기도 했는데 4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무척이나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미즈노 아이언은 여전히 골프마니아에겐 '명기'로 꼽힌다. 수십 년간 최고의 대접을 받은 제품은 많지 않다. 그래서 더욱 값지다. 요로재팬을 방문했을 때 날카로운 눈빛으로 제작과정을 꼼꼼히 체크하는 사람이 있었다. 부품 하나하나 이동과정을 체크하고 직원들의 동선까지도 눈여겨보고 있었다.

[브랜드스토리]미즈노의 비밀 ‘장인과 감시자’


공장을 나서며 '감시자'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요로재팬은 도요타 자동차 측으로부터 공장관리 및 운영에 대해 컨설팅 받고 있었다. 보다 효율적인 운영관리 기법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수십 년간 세계적인 골프클럽을 만들어온 장인들의 고집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하지 못한 게 있었다. 장인정신은 자신을 위한 고집이 아닌 고객을 위한 고집에서 시작된다는 점. 미즈노는 저울로도 잴 수 없는 차이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장인의 손에서 클럽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보다 효율적인 운영관리를 위한 변화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모두가 장인을 내세우고 다들 명품을 이야기하지만 진짜는 많지 않다. 오랜 시간 미즈노의 아이언이 명기로 불리며 골퍼들의 사랑을 받는 건 바로 이런 차이 때문이다.

(wonbum72@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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