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유럽에 편협한 시각이라고 폄하할 수 있지만 현재 축구계에서 벌어지는 스타 선수들의 ‘탈(脫) 유럽’ 움직임은 과거 ‘대항해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유럽 프로축구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혔던 디디에 드로그바는 28일(한국시각) 북미메이저리그사커(MLS) 몬트리올 임팩트와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 드로그바는 MLS의 시카고 파이어와 계약 후 몬트리올로 트레이드되는 방식으로 이적을 마무리했다.
다비드 비야, 프랭크 램파드, 안드레아 피를로(이상 뉴욕 시티), 카카(올랜도 시티) 등의 뒤를 이어 무대에 뛰어들었다. 올 시즌 MLS에는 이들 외에도 케빈 도일(콜로라도 래피즈),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LA 갤럭시), 숀 라이트 필립스(뉴욕 레드 불스) 등 유럽 프로축구에서 이름 날렸던 선수들이 활약 중이다.
그동안 유럽을 활동무대로 삼았던 선수들이 ‘축구 신대륙’ MLS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은퇴를 앞둔 선수들이 마지막 열정을 불태웠던 중동 프로축구도 새로운 행선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제는 한창 전성기를 구가할 선수들이 중동의 ‘오일 머니’의 러브콜을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가나 현지언론은 미드필더 설리 문타리가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히타드로 입단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2014~2015시즌을 끝으로 AC밀란(이탈리아)와 계약이 끝난 문타리는 유럽에서 새로운 소속팀을 찾는 대신 중동으로 눈을 돌렸다.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오일 머니’를 앞세운 경쟁국의 프로리그에서 유럽에서 활약하던 쟁쟁한 선수들을 영입하는 경향에 비해 다소 잠잠했던 사우디아라비아가 본격적인 선수 영입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알 힐랄과 알 나스르에 밀려 주춤한 성적에 그치는 알 이티하드는 문타리에 이어 자유신분인 케빈 프린스 보아텡의 영입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축구굴기(堀起·일으켜 세움)에 따르는 부호들의 경쟁적인 축구팀 운영에 엄청난 금전적 투자가 집중되는 상황까지 더해지며 유럽을 주무대로 활약했던 축구선수들의 ‘탈 유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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