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한국 프로야구가 전반기 시즌을 마무리하고 어제부터 후반기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전반기 프로야구를 정리해 보자면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으므로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마리한화’.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별명인데요. 후반기 첫 경기였던 어제도 1:3으로 뒤지고 있다가 8회에 5득점을 하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보여줬는데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력, 중독성 있는 게임으로 한화는 2007년 이후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런 한화의 승승장구 중심에 있는 이분, 바로 김성근 감독인데요.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감독님, 안녕하십니까?
◆ 김성근> 안녕하세요.
◇ 박재홍> 전반기 시즌을 마무리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 김성근> 아쉬운 것도 많았고 잘 한 것도 있었던... 그런 시즌이었네요.
◇ 박재홍> 아쉬움도 있으셨고요. (웃음) 그래도 팬들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 굉장히 열광했습니다. ‘마리한화’라는 새로운 별명까지 생겼는데 별명은 마음에 드세요?
◆ 김성근> 처음에 뭔가 싶었는데 (웃음) 우리 팀 공격진들이 압도적이진 않는데, 매 시합마다 타이트한 시합을 하니까 시합 내용이 익사이팅 하지 않나 싶어요.
◇ 박재홍> 한화의 경기 기록을 보면 10개 구단 중에 역전승이 제일 많았잖아요. 경기 막판까지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은 뭡니까?
◆ 김성근> 승부라는건, 마지막 시합 끝날 때까지 알 수가 없는 거에요. 팀 색깔 자체가 장타가 나오고 기동력이 빠르고 투수가 압도적인 팀은 아니에요. 상대방 틈을 보고 우리가 공격을 해야 되고 이길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하는 그런 팀이라 두 세점 뒤지고 있더라도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 악착같이 했다고 할까요? 이런 것들에 팬들이 선호했지 않았나 싶어요.
◇ 박재홍> 상대팀을 보고 악착같이 끝까지 공격을 했던 그런 야구의 색깔 때문에 우리 팬들이 좋아했다는 말씀인데요. 전반기에 굉장히 경기가 많았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랄까요? 안타나 홈런, 기억나는 거 있으세요?
◆ 김성근> 이기는 경기는 특별한 게 별로 없는데, 진 경우에는 아쉬운 게 많아요.(웃음) 롯데한테 연장 12회에 사직에서 한 번 진 게... 그리고 얼마 전에 청주에서 롯데에서 진 두 게임이 굉장히 아쉽네요.
◇ 박재홍> 청주에서도 굉장히 치열하게 타선에서 홈런을 주고받으면서 경기를 했었는데 아쉽게 한화가 졌었죠.
◆ 김성근> 그 시합이 아쉽네요.
◇ 박재홍> 그래도 희망차게 후반기를 시작하셨는데요. 한화 선수들 얘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전반기 시즌에서 어떤 선수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실 수 있을까요?
◆ 김성근> 권혁 선수가 팀에서 제 몫의 이상을 해 줘서, 굉장히 뭐랄까, 구심점이라 할까요.
◇ 박재홍> 그렇군요. 한화 돌풍의 원동력은 권혁 선수가 중심에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감독님께 여쭤보려고 했는데요. (웃음) 경기가 아주 긴장된 상황에서 권혁 선수가 9회 말 투아웃 상황에서 공을 던질 때, 마운드에 가끔 감독님이 올라가시잖아요. 볼도 쓰다듬어주시던데요. 올라가셔서 가끔씩 잘 안 들리게 몇 마디 던지고 오시거든요? (웃음) 뭐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 김성근> (권혁이) 착한 아이라 하겠다는 의욕이 넘칠 때가 많아요. 그래서 그걸 풀어주지 않으면 자기 힘 속에 자기가 말려들어갈 때가 많아요. 그래서 올라가서 '2, 3점 줘도 된다, 네 마음대로 해라' 이런 식의 이야기를 할 때가 많죠.

◆ 김성근> (웃음) 고기보다... 선수들의 고기라고 하면 연습량이죠. 양과 질이죠. 아마 지금까지 권혁 선수는 스프링 캠프 때 볼을 많이 안 던졌을 거예요. 하루에 200개, 300개 보통 던졌으니까요. 다른 사람 볼 때 시즌 때 연투 연투하니까 무리시킨다고 하는데, 캠프에서 그만한 연습은 하고 갔어요.
◇ 박재홍> 선수에게 고기는 연습이다. 또 감독님이 선수들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고기가 또 하나 있죠? 경기 끝나면 주시는 고기, 지옥의 펑고! (웃음) 여성분들한테 말씀드리면 펑고는 수비연습을 할 수 있도록 감독님이 공을 쳐주시는 건데, 주현상 선수에게 최근에 펑고를 해 주셔서 많이 화제가 됐어요, 알고 계시죠?
◆ 김성근> 그 친구는 몇 번 집행유예가 있었죠. '펑고를 받아야 하는데, 받아야 하는데' 싶었는데.. 시합 끝나고 상태가 안돼서 못했었고요. 얼마 전에 권용관이도 펑고를 받아야 되는 상황이 한번 있었는데 시합 내용이 마지막에 이상하게 끝나서 못 할 때도 있었고요. 시합 때는 선수들 미스한 걸로 야단 안 쳐요. 시합 끝나고 그걸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내가 하는 야구니까. 주현상 하나한테만 국한 된 게 아니라 다한테 그래요.
◇ 박재홍> 집행유예가 있었다는 말은 선수들은 철렁하겠네요.(웃음) 이제 한화가 5위로 후반기를 시작을 했는데, 후반기 목표 몇 위인가요, 감독님?
◆ 김성근> 5위나 4위나 3위는 별반 차이는 없어요. 아직 시합 많이 남아있으니까, 얼마나 전력을 가다듬고 다시 보강하느냐 그런 문제인 것 같은데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최소한 목표로 한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 김성근> 당초 목적은 우리가 우승이라는 걸로 시작을 했으니까, 포스트시즌이 아니라 더 위로 보고 앞으로 나가야죠.
◇ 박재홍> 시즌 시작하실 때 ‘무조건 우승이 목표다, 우승 외에는 생각해 본 적 없다.’ 이렇게 말씀하셨잖아요. 그 목표 여전하시네요.
◆ 김성근> 전반기 끝난 결과를 보더라도 우리가 미스 안 했으면 1위도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 박재홍> 아, 그렇군요. 그러면 후반기는 몇 승 정도가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라고 보세요?
◆ 김성근> 흐름으로 볼 때 80승 정도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박재홍> 80승이요?
◆ 김성근> 그런데 80이라는 숫자가 쉽게 나오지가 않죠. 후반기때 서로 물리고 물고 그런 게 경기가 계속되지 않을까 싶어요.
◇ 박재홍> 또 마지막으로 감독님은 야구뿐만 아니라 리더의 자세란 무엇인가, 리더십에 대한 조언으로도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우리 사회의 리더, 어떤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보십니까?
◆ 김성근> 자기 일 속에 모든 걸 바쳐야합니다. 조직을 위해서, 사리사욕에서 벗어나야지.. 일하기 위해서 모든 걸 바칠 수 있는 사명감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지금 우리나라 사회 모든 분야에서 결여돼 있는 게 그거 아닌가 싶어요.
◇ 박재홍> 돈과 명예, 지위에 매달리고 있지, 진정한 리더의 모습은 보기 힘들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성근> 진정한 리더라고 하는 건, 소위 말해서 위의 사람한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밑에 사람한테 신뢰를 받는 리더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우리 사회에 밑에 사람한테 신뢰받는 리더는 그렇게 많지 않나 싶어요.
◇ 박재홍> 감독님 야구 얘기뿐만 아니라 인생도 배운 것 같습니다.
◆ 김성근> 감사합니다. (웃음)
◇ 박재홍> 시즌 끝나면 한 번 더 나와 주셔야 합니다, 감독님?
◆ 김성근>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네, 고맙습니다.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 감독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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