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균은 지난주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10개 팀 전체 선수 중 타율과 홈런, 타점 모두 1위였다. 타율이 무려 5할6푼3리(17타석 16타수 9안타)에 홈런 4방과 10타점을 쓸어담았다.
경기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타율이 높았다고 할 수도 있다. 한화는 지난주 우천 취소로 2경기가 취소돼 4경기만 치렀다. 5, 6경기씩 치른 선수보다는 타석 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홈런과 타점이 가장 많다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지난주 2홈런 9타점으로 김태균의 뒤를 이은 양의지(두산)는 실제로 6경기에 출전해 김태균보다 7타석 많은 24타석에 들어섰다. 김태균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회에도 장타와 적시타를 터뜨렸고, 그만큼 지난주 파괴력이 대단했다는 뜻이다.
김태균의 불방망이는 고스란히 팀의 상승세로 이어졌다. 한화는 지난주 3승1패로 10개 팀 중 가장 승률이 좋았다.
▲지난주 4G 연속포…타수 대비 효율 최고
영양가가 만점이었다. 김태균은 지난주 첫 경기던 23일 넥센과 대전 홈 경기에서 결승타를 뽑아냈다. 0-0이던 4회 상대 선발 피어밴드를 상대로 좌월 3점 홈런을 날려 3-1 승리를 견인했다.
비로 이틀을 쉰 뒤 펼쳐진 26일 SK와 원정도 마찬가지였다. 김태균은 0-0이던 3회 1사 만루에서 상대 에이스 김광현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내 밀어내기 타점을 올렸다. 6-0 승리의 결승 타점이었고, 5회 솔로 홈런과 6회 우전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8일에도 주축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태균은 정근우의 부상으로 올라선 3번 타순이 낯선 듯 첫 3타석은 삼진 2개와 범타로 물러났다. 그러나 중요할 때 빛을 발했다. 2-2로 맞선 7회 2사 만루에서 나온 김태균에 긴장한 듯 상대 선발 켈리가 보크로 역전 점수를 헌납했다.

27일도 비록 팀은 졌지만 김태균은 빛났다. 3-6으로 뒤진 8회 추격의 신호탄이 된 솔로 홈런을 비롯해 4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한화는 8회 김태균의 홈런 등으로 6-6 동점을 만들었지만 9회말 박진만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내주며 졌다. 만약 연장까지 가 한화가 이겼다면 김태균의 활약이 더 돋보였을 터였다.
김태균은 올 시즌 타율(3할4푼1리)과 타점(64개) 3위, 홈런 8위(16개)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출루율 1위(4할8푼3리), 득점권 타율 2위(4할1푼9리), 장타율 3위(6할8푼1리) 등 전반적으로 상위권이다. 시즌 결승타는 7개로 공동 5위다.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홈런과 타점 10위 중 200타수 이내 선수는 김태균이 유일하다는 점이다. 김태균은 185타수에 불과한 반면 홈런 1위(24개) 박병호(넥센)는 278타수, 타점 1위(72개) 테임즈(NC)는 235타수나 된다. 적게는 50타수, 많게는 100타수 가까운 차이가 난다. 타석에만 꾸준히 들어섰다면 순위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김태균이 터지면 한화는 난다?
올해 한화의 기세는 김태균과 궤를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태균이 굳건하게 중심 타선에서 버텨주면 한화도 선전을 펼치지만 그렇지 못하면 고전하는 형국이다.
월별 김태균과 한화의 성적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개막 후 4월까지 김태균은 24경기 출전 타율 2할8푼2리(71타수 20안타) 4홈런 17타점 20득점을 기록했다. 나름 중심 타자 역할을 해줬고, 한화도 13승11패로 SK와 함께 공동 5위로 개막 첫 달을 보냈다.

그런 김태균은 이달 들어 완전히 부활했다. 22경기 타율이 무려 4할5리(74타수 30안타) 9홈런 34타점 30득점을 기록 중이다. 한화도 12승10패 5할 승률 이상을 달렸다.
특히 이달 주간 성적은 신기하게 김태균과 한화의 궤적이 같다. 6월 첫 주 김태균은 타율 3할4리(23타수 7안타) 1홈런 8타점이었고, 한화는 3승3패 선방했다. 둘째 주 김태균은 타율 5할(16타수 8안타) 2홈런 10타점으로 활약했고, 한화는 5승1패로 시즌 주간 최고 성적을 냈다.
그러나 셋째 주 김태균은 타율 3할1푼6리(19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으로 상승세가 주춤했고, 한화는 1승5패로 힘을 못 썼다. 그러던 한화는 김태균이 지난주 4경기 연속 홈런 등으로 살아나자 3승1패로 재비상한 것이다. 최진행의 금지약물 쇼크와 공백은 김태균이 있었기에 없던 것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마운드와 수비, 다른 선수들의 부상 등 변수도 작용했을 터다. 그러나 김태균이 살아야 한화도 산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이 정도로 팀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주장도 찾기 힘들 것이다. 그게 15억 원, KBO 리그 최고 연봉자 김태균의 존재감이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