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시즌 첫 승’ 정대현, 새로운 LG 킬러로 등극하나?

올 시즌 LG 상대로 무자책 행진 이어져

2015-05-28 23:37

▲2010년데뷔이후가장좋은모습을보이고있는KT좌완정대현.사진│KT위즈
▲2010년데뷔이후가장좋은모습을보이고있는KT좌완정대현.사진│KT위즈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2009년, 성남고교 야구부는 많은 관심 속에서 시즌을 시작한 바 있다. 투-타에서 탄탄한 모습을 보이며 서울 지역 내에서도 강팀에 속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성남고는 황금사자기와 청룡기에서 모두 2회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령탑이 교체됐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나머지 시즌을 치러야 하는 선수단에는 무엇인가 새로운 계기가 필요했다. 바로 이때 시즌 초반 부진을 씻고 다시 일어선 이가 있다. 좌완 정대현이 그 주인공이었다. 대구 대붕기 대회 이후 다시 자신의 페이스를 찾은 정대현은 팀의 대붕기, 화랑대기 8강을 이끌기도 했다. 그리고 1학년 때부터 2009년 마지막 대회였던 봉황대기까지 6승 6패, 평균자책점 2.29를 마크한 바 있다. 초반 부진으로 잊힐 뻔했던 좌완 에이스는 그렇게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정대현 외에도 서울지역에는 좌완 투수로 주목을 받았던 이가 바로 청원고의 심규범이었다. 이에 필자는 당시 두 선수를 비교하면서 프로 스카우트 팀에 ‘기량면에서 누가 더 프로 레벨에 가까운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 바 있다. 신기하게도 당시 스카우트 팀장들은 하나같이 정대현을 손꼽았다. 그리고 ‘프로의 눈’은 당시 시행된 전면 드래프트에서 그를 절대 놓치지 않았다. 그 중 두산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3라운드에서 전체 23순위에서 정대현을 호명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청운의 꿈을 안고 프로에 입문한 정대현은 입단 첫 해부터 1군 무대에 투입되면서 자기 자리를 잡는 듯싶었다.

‘시즌 첫 승’ 정대현, LG 킬러로 등극할 수 있을까?

그러나 많은 유망주들이 늘 그래 왔듯, 신예들이 1군 무대에서 꾸준히 자리를 잡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힘든 일이었다. 이후 1, 2군을 전전했던 그는 데뷔 3년 차인 2012년에야 첫 승을 거두며 한숨을 둘렸고, 개인 통산 두 번째 승리를 거둘 때까지 2년이 걸리는 등 순탄치 못했던 야구 인생을 살았다. 이에 그도 군 입대를 하나의 ‘터닝 포인트’로 생각하고 경찰야구단 입단을 생각한 바 있다.

바로 여기에서 KT가 움직였다. 각 구단으로부터 받은 ‘20인 보호선수’에서 제외된 선수들을 영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었다. 두산으로부터 명단을 받은 KT는 주저 없이 정대현을 선택했다. 그리고 팀이 바뀌는 것 역시 또 다른 인생의 터닝 포인트라 생각했던 정대현은 군 입대를 잠시 미루고 곧바로 KT에 합류했다.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KT와 정대현 모두에게 전환점을 부여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후 정대현은 1군에서 꾸준히 등판 기회를 부여받았다. 다만, 잘 던지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경기가 많아 ‘첫 승’에 대한 기대는 꽤 요원해 보였다. 붙박이 선발로 자리 잡은 4월 22일 이후 여섯 경기에 등판했지만, 이 기간 동안 3패만을 기록했을 뿐이었다.

그랬던 그에게 지난 28일 경기는 꽤 인상적인 결과를 남겼던 한판 대결이었다. 프로 입문 이후 가장 많은 7이닝을 소화하면서 3피안타 9탈삼진으로 LG 타선을 봉쇄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대현이 시즌 첫 승을 거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이 날 승리는 KT의 시즌 10승째를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정대현의 LG전 성적이다. 28일 경기에 앞서 정대현은 이미 지난 10일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 4와 1/3이닝 1실점(무자책)을 기록한 바 있다. LG 타자들이 유독 정대현을 만나면 힘을 못 썼던 셈이다. 그리고 28일 경기를 포함하여 정대현은 LG를 상대로 11과 1/3이닝 연속 무자책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두 경기에서 안타는 단 3개밖에 맞지 않았다. 유창식(KIA)을 비롯하여 유독 젊은 좌완 투수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던 LG로서는 정대현의 각성은 반갑지 않은 소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반대로 정대현은 ‘LG만 만나면 강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둘의 인연이 시즌 막판에는 어떠한 모습으로 결론날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듯싶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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