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류현진에 의심되는 '데드 암'의 허와 실은?

데드 암 증세 자체보다 극복 사례에 '기대'

2015-05-20 20:43

▲어깨통증으로재활이필요한류현진.이제부터는자신과의싸움이다.사진│LA다저스
▲어깨통증으로재활이필요한류현진.이제부터는자신과의싸움이다.사진│LA다저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LA 다저스 류현진(28)의 어깨 상태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오가는 가운데, 수술 여부에 대해 선수와 구단 모두 깊은 생각에 빠진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일부에서는 수술을 선택할 경우 재활에 절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또 다른 이는 (수술을 전제로) 1년 정도 류현진의 어깨를 쉬게 해 주면 충분히 재활에 성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 또 다른 이는 구속 저하를 이유로 수술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어떠한 이야기가 맞느냐의 여부도 중요하지만, 이 모든 화젯거리의 공통 분모에는 '정상적이지 못한 류현진의 몸 상태'에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일단, 다저스로부터 공식적인 의견이 나오지 않는 이상, 그의 어깨 상태를 놓고 섣부른 예측을 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그러나 한때나마 그의 어깨 상태에 대해 '데드 암(Dead Arm)'일 수 있다는 현지의 보도는 조금 비중 있게 다뤄 볼 필요가 있다. 어깨 수술을 선택하건 안 하건 간에 투수들에게 언제든지 올 수 있는 증상이 바로 '데드 암(Dead Arm)'이기 때문이다.

류현진에게 다가올 수 있는 증상, '데드 암'의 허와 실은?

데드 암(Dead Arm)의 사전적 의미는 '팔 근육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오는 일시적인 증상(temporary loss of sensation in the arm, caused by a blow to a muscle)'으로 풀이된다. 이 뜻만 놓고 보면, '데드 암'이라는 증상은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문제로 여겨질 수 있다. 말 그대로 '일시적인 통증만 지나가면, 회복할 수 있다.'라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데드 암'에 대한 해석은 사전적인 의미와는 또 다르게 설명되어야 한다. 의학적으로 설명되지 못하는 부분도 많고, 심리적인 부분도 상당 부문 작용하기 때문이다. 흔한 증상은 아니지만, 어깨 쪽 부상을 당한 이들에게 '데드 암'은 꼭 한 번씩 올 수 있다는 점도 꽤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데드 암' 증세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투수들만이 지니고 있는 명확한 이론을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보통 '도구'를 지니고 하는 구기종목은 해당 도구에 힘을 실어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테니스나 배드민턴의 경우에는 라켓, 타자들의 경우에는 방망이가 바로 그러한 도구다. 그런데 투수들은 '어깨/팔'이 이러한 라켓/방망이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라켓이나 방망이는 부러질 경우 새것으로 교환하면 되지만, 팔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투수들이 받게 되는 각종 수술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별다른 부상 없이 긴 이닝을 소화해 온 선수들에게 '데드 암'이 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자신의 팔을 야구방망이/라켓 쓰듯이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데드 암' 증세가 영어단어를 직역한 것처럼 '죽은 팔'로 머무는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데드 암'을 이겨내고 긴 이닝을 소화한 사례가 얼마든지 발견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이가 마이크 무시나(전 뉴욕 양키스)다. 무시나는 현역 시절, 본인 스스로 데드 암 임을 인정했으나, 은퇴할 때까지 단 한 번도 시즌 150이닝 이하로 소화해 본 경험이 없었다. 2008년 은퇴 시점에서 그는 무려 3,562와 2/3이닝을 소화했다. 1년 단위로 환산해 볼 경우 198이닝이라는 꽤 놀라는 숫자가 도출된다.

물론 수술을 하건 안 하건 간에 어깨 통증을 겪고 있는 류현진에게 필요한 것은 '재활과 휴식'임에 틀림없다. 고교 시절에도 비슷한 아픔을 겪었던 만큼, 이번에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데드 암'은 말 그대로 '남의 나라 이야기'인 셈이다.

[eugenephil@daum.net]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