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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환, KT 승리의 아이콘으로 자리잡나?

팀이 승리한 7경기 중 6경기에 등판, 평균자책점 0.96 마크

2015-05-10 01:00

▲KT승리의아이콘으로자리잡은장시환.그는팀이승리한7경기중무려6경기에등판하여0.96의평균자책점을기록했다.사진│KT위즈
▲KT승리의아이콘으로자리잡은장시환.그는팀이승리한7경기중무려6경기에등판하여0.96의평균자책점을기록했다.사진│KT위즈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전환점’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는 계기’로 표현되며, 영어로는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라고 한다. 말 그대로 한 사람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계기가 만들어질 때 보통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은 사람에게만 쓰는 것은 아니다. 기업체를 비롯하여 프로구단 등지에서도 널리 쓰일 수 있다. 특히, 프로 스포츠계에서는 구단마다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는 순간이 분명 오기 마련이다. 그 시점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한 해 농사 결과가 좌우되는 셈이다.

다만, 잘 나가던 팀이 어떠한 변수로 인하여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최근 막내 구단 KT는 후자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해 볼 만하다. 한때 연패에 빠지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던 KT였지만, 5월 시작과 함께 한화를 상대로 시즌 두 번째 위닝 시리즈를 만들어냈고, 그 기세를 몰아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도 위닝 시리즈를 확정했다. 트레이드를 통하여 팀에 새로운 활력소를 넣어 준다는 전략이 제대로 먹힌 결과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KT의 연승에는 트레이드된 선수들이 ‘주연’은 아니었다. 오히려 기존 전력의 선수들이 뒤늦게 분발하여 팀을 이끌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 그 중심에 장시환(28)이 있다는 점도 꽤 흥미로운 점이다.

KT 승리의 아이콘, 장시환 이야기

천안북일고 졸업 이후 2007년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현대 유니콘스(넥센 히어로즈 전신)에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장시환(개명 전 장효훈)은 사실 입단 전부터 꽤 주목을 받았던 유망주였다. 빠른 공 구위만 놓고 보면, 당장 프로 무대에서 써먹을 수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기 때문이었다. 다만, 그러한 기대가 현실이 될 때까지 장시환은 꽤 오랜 기간 퓨쳐스리그를 전전해야 했고, 2012 시즌에 61이닝을 소화한 것을 제외하면 그 동안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KT 이적 이전까지 장시환이 프로무대에서 거둔 성적은 6패 1세이브, 1홀드가 전부였다.

그러나 넥센은 ‘차기 기대주’로 장시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1, 2군을 오가며 다양한 경험을 쌓게 했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다. 그러한 가운데, 1군 무대 진입을 눈앞에 둔 KT는 특별 지명을 통하여 넥센에서 보호 선수로 묶지 않은 장시환을 데려오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물론 당시까지만 해도 이러한 선택은 ‘꽤 합리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1군 무대 0승 투수’를 특별 지명이라는 방법까지 동원하여 데려올 필요가 있었냐는 이야기도 나왔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러한 선택이 맞았다는 것은 시즌 시작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저절로 증명된 셈이다. 그리고 이는 어느 정도 행운이 따라 준 결과이기도 했다. 당초 마무리 투수로 내정된 홍성무가 부상으로 전선에서 이탈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장시환은 필요할 때마다 전천후로 마운드에 오르며, 창단 구단 역사에 늘 이름을 올려왔다. 창단 첫 승을 올렸던 4월 11일에 구원으로 마운드에 오른 것을 비롯하여 KT가 승리한 일곱 번의 경기에서 무려 6번이나 등판했다. 6번의 등판에서 장시환은 2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0.96을 마크했다. 특히, 18과 2/3이닝을 소화하면서 탈삼진을 무려 24개나 솎아냈다는 점이 꽤 인상적인 부분이다. 현재 KT 마운드에서 장시환 이상의 성적을 거둔 이가 아무도 없을 만큼, 그는 이제 KT ‘최후의 보루’로 남게 됐다.

물론 장시환은 2012년 이후 실질적으로 3년 만에 풀타임을 소화하게 되는 위치에 놓인 이다. 따라서 지금 성적이 시즌 끝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다만, 그의 활약이 KT의 호성적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가 시즌 끝까지 ‘KT 승리의 아이콘’으로 남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듯싶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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