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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엘롯기 동맹’, 세 팀이 나란히 패하던 날

5월 주말 3연전 첫 경기서 나란히 패배. 7~9위에 랭크.

2015-05-09 10:17

▲KT와의주말3연전첫경기에서패배한LG트윈스.현재9위에랭크되어있다.사진│LG트윈스
▲KT와의주말3연전첫경기에서패배한LG트윈스.현재9위에랭크되어있다.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2000년 이후 야구팬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화젯거리가 된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엘롯기 동맹’이다. 이는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KIA 타이거즈의 세 팀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단어에는 많은 뜻이 함축되어 있고, 그만큼 세 팀의 공통점도 적지 않다는 사실도 발견할 수 있다. 일단, 세 팀은 팀 명칭이나 모기업이 바뀌는 과정 속에서도 프로야구 원년부터 각자의 연고지에서 터줏대감 역할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만큼 오랜 기간 각 지역 연고 팬들의 사랑을 받아 왔고, 또 해당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야구 팬들에게는 조금 서운하게 들릴 수 있어도 ‘LG, 롯데, KIA가 살아나야 프로야구 평균 관중 숫자가 늘어난다,’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다. 실제로 LG와 롯데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야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으며(잠실구장, 사직구장), KIA 역시 무등경기장 이후 챔피언스필드를 개장하면서 많은 관중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세 팀 모두 가을잔치 진출을 ‘밥 먹듯이’ 했던 것은 아니었기에 때로는 중/하위권을 전전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한 의미에서의 ‘엘롯기 동맹’은 썩 유쾌한 느낌이 드는 단어는 아니었다.

‘엘롯기 동맹’, 세 팀이 나란히 패하던 날

그런데 최근에는 이 단어가 세 팀 팬들에게 썩 유쾌하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라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9일 현재, 세 팀 모두 하위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7위 롯데와 9위 LG의 게임 차이는 한 게임 반에 불과할 정도다. 신생구단 KT를 제외하면 기존 9개 구단 중 세 팀이 가장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그러한 세 팀은 지난 8일 열린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나란히 패하며 5~6위권과의 승차가 더욱 벌어졌다.

부산-경남 라이벌 열전으로 열린 롯데와 NC의 마산경기에서는 경기 초반 근소한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롯데가 패했다. NC보다 더 많은 9개 안타를 치고도 3득점한 것도 문제였지만, 2-2로 팽팽히 맞선 4회 말 수비서 2사 이후 홈런을 허용했던 것이 결정타였다. 특히, 롯데 선발 레일리가 홈런을 허용한 상대인 김종호는 홈런 타자와는 거리가 먼 이였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롯데의 유일한 위안거리는 8이닝 동안 115개의 공을 던지며 역투를 펼친 레일리의 존재였다.


목동에서 펼쳐진 KIA와 넥센의 경기도 마산 경기와 꽤 유사하게 진행됐다. 특히, KIA는 넥센이 4개의 안타와 2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는 사이에 무려 9개의 안타와 4개의 사사구로 13명의 주자가 출루를 했다. 그러한 가운데, 9회 초까지 4-4의 스코어를 유지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결국, 한승혁이 박병호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KIA가 넥센에 허용한 네 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포라는 점도 꽤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러나 위의 두 경기는 한점 차 승부가 펼쳐지는 등 나름대로 경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수원에서 열린 KT와 LG의 경기는 LG의 우세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깨고 오히려 KT가 일방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며 LG를 다시 패배로 몰아넣었다. 이 날 나온 홈런 숫자 2개는 모두 LG가 기록했지만, 둘 모두 0-7로 일방적인 열세에 몰렸을 때 터진 한 방이라서 아쉬움이 더욱 컸다. 즉, 이 날 LG는 10개의 안타 중 홈런 두 방을 제외한 8개의 안타를 기록하면서도 단 한 점도 내지 못했던 셈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세 팀이 주말 3연전에서 큰 반등을 이뤄내지 않는 이상, 당분간 7위부터 9위 자리의 주인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 있다. 결국, 해답은 누가 먼저 가장 짜임새 있는 팀 컬러를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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