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잠실에서는 두산이 KT를 홈으로 불러들여 ‘승수 쌓기’에 도전한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롯데를 만나며,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는 KIA가 한화를 만난다. 대구에서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되는 삼성과 LG간의 만남도 범상치 않으며,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SK가 NC를 불러들여 상위권 수성을 노린다. 어느 하나 놓치기 힘든 일정이지만, 오는 28일 열리는 첫 번째 경기를 조금 더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동문대결’에서부터 ‘복수혈전’까지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와 한화의 경기에서 양 팀은 각각 필립 험버(KIA)와 유창식(한화)을 선발로 내세웠다.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험버가 유리한 것처럼 보이지만(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4.85), 그는 최근 롯데와의 경기에서 5이닝 7실점하며 무너졌던 경험이 있다. 최근 부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에 비해 유창식은 시즌 6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7.64에 머물러 있다. 여러모로 불안 요소가 많지만, 고향에서 에이스다운 면모를 드러낼 경우 경기는 꽤 흥미있게 전개될 수 있다.
잠실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두산과 KT의 만남은 ‘복수혈전’으로 요약할 수 있다. 두산이 선발로 유희관을 예고한 데 이어 KT가 정대현 카드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정대현은 얼마 전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유망주였다. 두산 시절에는 주로 미들맨 역할에 충실했으나, KT에서는 선발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시즌 성적은 7경기에 등판하여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중이다. 친정팀을 상대로 호투를 펼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잠실에서 주말 3연전 맞대결을 펼쳤던 LG와 삼성은 이번에 장소를 바꿔 재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경기 역시 ‘복수혈전’으로 요약할 수 있다. LG가 지난 4일 경기에서 삼성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노히트를 기록했던 임지섭을 선발로 예고했기 때문이었다. 삼성 타선이 이제 2년차에 불과한 애송이 투수에게 당했던 설움을 홈에서 풀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 이에 맞서 삼성 선발도 좌완 차우찬으로 예고되어 있다는 점도 꽤 흥미로운 부분이다.
목동에서 열리는 넥센과 롯데의 대결은 ‘동문 맞수 대결’로 압축할 수 있다. 양 팀 선발로 이상화(롯데)와 한현희(넥센)가 예고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남고 동문인 두 이는 입단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구단과 팬들의 관심을 받았던 유망주였다는 점, 모교 경남고의 에이스 역할을 했던 대들보였다는 점에서 서로 닮았다. 입단 이후 부상으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상화가 올해부터 점차 선발 투수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반면, 한현희는 선배와 정반대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점차 자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이상화와 달리 한현희는 올 시즌 선발 전환 이후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인 두 동문이 이번 3연전 첫 경기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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