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2(토)

야구

‘원조 철인’, 前 MBC 청룡 김인식의 ‘새로운 도전’

충훈고 사령탑 이후 독립야구단 미라클 창단 감독으로 선임

2015-04-25 16:59

▲경기직후선수들을향하여훈시를하는김인식감독.사진│김현희기자
▲경기직후선수들을향하여훈시를하는김인식감독.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미 프로야구의 루 게릭과 칼 립켄 주니어, 일본 프로야구의 가네모토 도모아키에게는 한 가지 공통 분모가 있다. 바로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을 지니고 있는 ‘철인 중의 철인’이라는 사실이다. 2,130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보유했던 게릭은 병으로 배트를 잡을 수 없을 때까지 그라운드에서 품위를 잃지 않았던 ‘프로 중의 프로’였고, 립켄 주니어는 무려 2,632경기에 연속으로 출장하여 이 부문 메이저리그 기록을 지니고 있다. 이에 비해 현역 시절 2,578경기에 출장한 가네모토는 립켄 주니어보다 누적 출장 기록에는 조금 못 미친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무려 1,492경기에서 무교체 출장하여 진정한 철인으로 불리고 있다. 이 기록은 현재 기네스북에도 올려 있는 대단한 기록이다.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은 이렇듯, 꾸준함을 바탕으로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들의 훈장과도 같은 것이다.

국내 프로야구에는 아직 2,000경기 연속 출장 기록이 있는 이가 없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짧은 역사를 보이고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는 20년 정도 ‘개근’을 해야 그 정도를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도전하기 쉬운 기록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최태원 LG 코치가 현역 시절 세운 1,014경기 연속 출장 기록도 달성하기 쉬운 것은 아니다. 10년간 100경기 이상 꾸준히 출장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원조 철인’, 前 MBC 청룡 김인식의 ‘새로운 도전’

그러나 최태원 코치에 앞서 ‘철인’으로 불렸던 이는 따로 있었다. 최태원 코치가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을 경신하기 전에는 김형석(전 OB 베어스)이 622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에 앞서 프로 원년부터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을 지니고 있던 ‘악바리’도 있었다. 바로 MBC 청룡(LG 트윈스 전신)에서 뛰었던 김인식이 그 주인공이었다. 1982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에서부터 선발로 출장한 김인식은 1987년 시즌 종료까지 무려 606경기 연속 출장 기록을 지니고 있었다. 현역 시절, 기록상으로는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어떻게든 루상에 살아나가려고 하는 투지와 악바리 근성을 바탕으로 프로다움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준 바 있다. 이러한 모습은 은퇴 이후에도 변하지 않았다. LG 2군 감독과 모교 청원고 감독을 맡으면서 많은 제자를 길러냈고, 최근까지 안양 충훈고 감독을 맡으며 성양민과 유영하(이상 SK)의 성장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렇게 아마야구 현장에서 노장의 투혼을 선보였던 김인식은 최근 충훈고 야구부 감독직에서 일방적으로 해임(2014년 1~3월, 본지 단독 보도)되며, 가슴 아픈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에 이형진 안양시 야구협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김 감독의 복직을 위해 국가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보내는 등 갖은 노력을 했지만, 이 과정에서 학교측이 다시 항소를 하며 ‘기약 없는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바로 이때, 김 감독은 아마야구 현장으로의 복귀를 포기했다. 설령 복귀한다 해도 후배 자리를 빼앗는 선배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이 그의 마음을 흔들리게 했다. 여기에 갑작스럽게 나빠진 건강도 그의 복귀를 가로막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허리 디스크였다.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는데, 그때 연천 미라클에서 독립 야구단을 만든다며 연락이 왔다. 감독직 제의가 들어왔는데, 몸이 아파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그래서 내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완치될 때까지 기다려 주겠다고 하더라. 그게 참 고마웠다.” 김 감독의 회상이다.

결국, 김인식은 지난 3월 20일 선수 선발 및 창단식을 시작으로 국내 유일 독립 야구단인 ‘연천 미라클’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리고 한 달간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결과는 창단 첫 경기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24일 오후 1시, 고양 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2군과의 연습 경기에서 7-6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경기 결과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김 감독이 경기 내내 보여 준 모습이었다. 투수가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리면 “투수는 맞으면서 크는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 있는 볼 던져! 나이스 피쳐!”라며 경기 내내 선수들의 선전을 독려했다. 그 모습은 현역 시절, ‘악바리’로 불렸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고양 원더스 이후 창단된 국내 유일 독립 야구단의 초대 감독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인식 감독. 그가 이번에는 어떠한 모습으로 ‘미라클 구단’을 만들어갈지, 또 미라클 출신의 ‘1호 프로야구 선수’를 언제쯤 배출할지 지켜보는 것도 나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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