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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면서도 다른', 1994년 LG 마운드와 현재 모습

1994년 베테랑 중심 vs 2015년 신예들의 활약

2015-04-15 19:34

▲LG를이끄는젊은두축,포수유강남(사진좌)과투수임지섭(사진우).사진│LG트윈스
▲LG를이끄는젊은두축,포수유강남(사진좌)과투수임지섭(사진우).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LG 트윈스가 1994년을 기점으로 '신바람 야구'를 모토로 내걸 수 있었던 것은 구단 내/외부적으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먼저 시행한 것은 주력 타자들의 교체였다. 팀의 간판이었던 김상훈과 외야수 이병훈을 해태(KIA 타이거즈 전신)로 보내는 대신 3루수 한대화를 데려왔다. 당시 LG 3루 자리에는 빙그레(한화 이글스 전신)로부터 이적해 온 조양근이 버티고 있어 내야수의 추가 영입은 크게 고려 대상이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당시 LG는 '새로운 4번 타자'를 영입하는 데 과감한 결정을 했다.

또한, 당시 사령탑이었던 이광환 감독은 신인 선수들을 과감하게 중용하는 전략을 펼쳤다. '포스트 김재박'으로 유지현을 점찍었고, 내야수 서용빈과 고졸 김재현을 아예 전방으로 배치했다. 결과적으로 '4번 타자 교체'와 '신인 중용' 전략은 그 해 LG가 압도적인 우위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난 바 있다. 이는 베테랑들이 똘똘 뭉쳐 우승을 차지했던 1990년과는 또 다른 특징이 있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1994년 LG 마운드와 현재 모습

그런데, 지금 LG의 모습이 11년 전과 상당히 흡사하다. 특히, 타격 부문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신예들이 나타나 적시에서 제 몫을 다 해 주고 있다. 대졸 내야수 양석환은 한나한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거의 주전 3루수로 나서며 수비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신인 박지규도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포수 유강남은 베테랑 최경철과 함께 안방을 양분하고 있으며, 30세 미만 선수들 중에서는 오지환, 정의윤, 문선재 등이 꾸준히 제 몫을 다 하고 있다. 1994년의 유지현-김재현-서용빈 트리오만큼은 아니지만, LG 라인업이 이전과는 젊어진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마운드는 오히려 1994년보다 더 젊어진 듯하다. 물론 이는 류제국과 우규민 등 주력 선수들의 부상 이탈이 만들어 낸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 공백을 다른 젊은 선수들이 잘 매우고 있다는 것까지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1994년 선발 마운드에는 이상훈, 김태원, 정삼흠 등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잔뼈가 굵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았던 반면, 신예로는 10승을 거두며 깜짝 활약을 펼쳤던 인현배가 있었다. 불펜 역시 마찬가지.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김기범을 비롯하여 차동철, 민원기, 강봉수, 차명석이 제 몫을 다 했고, 마무리 김용수는 그 해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며 주가를 올린 바 있다.

반면 올 시즌 LG 선발 마운드에는 새로 합류한 두 명의 신예들에 눈길을 줄 만하다. 2년차 좌완 임지섭은 경험이 쌓여가면서 나름대로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으며, 지난해 주로 '롱 릴리프' 역할을 맡았던 임정우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2004 신인지명 회의 1차 지명권자 출신인 스물 아홉의 장진용까지 중심을 잡아 주고 있다. 이 정도면, 류제국과 우규민이 돌아 올 경우 마운드를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경쟁 우위를 지닐 수 있게 된다. 불펜에서도 한때 기대를 모았던 '유-정-봉(유원상-정현욱-봉중근)' 트리오를 대신하여 윤지웅, 김선규 등이 기존의 이동현, 정찬헌 등과 나쁘지 않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30세 미만 선수들의 활약은 당장 올 시즌을 넘어 향후 5~6년 이상 팀을 책임질 수 있다는 점이 더욱 고무적이다. 이는 1994년 LG의 모습과 닮았으면서도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다.

시즌 초반 팀 전력이 100%가 아닌 상황에서 양상문 감독이 꺼내 든, 이른바 '플랜 B' 전략은 이렇듯 젊은 선수들의 기대 이상 활약 속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 5할 승률을 꾸준히 유지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젊은 선수들의 '각성'은 이렇듯 또 다른 전력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흥미로운 부분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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