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지난 3월 28일을 시작으로 개막된 KBO 리그는 1주일이 지난 현재 팀당 5~7경기를 소화한 상태다. 기대만큼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가 있었던 반면, 그렇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그러나 10개 구단 모두 시즌 초반, 신기할 만큼 '공통적인 현상'이 발생하여 야구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바로 '신예'들의 활약이 그것이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이들의 활약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프로야구판에 신선한 느낌을 주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야구팬들의 마음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하다. SK 와이번스의 언더 핸드 투수, 박종훈(24)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와타나베 슌스케'를 꿈꾸는 젊은 투수, 박종훈 이야기
2010 시즌 신인지명 회의에서 2라운드, 전체 9순위로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은 박종훈은 사실 군산상고 시절 때부터 에이스로 활약했던 유망주였다. 특히, 2009 봉황대기 1회전에서는 3학년 홍재영(전 롯데)과 이성진(한화), 2학년 김우경(전 롯데) 등이 버틴 최강 경남고를 상대로 9이닝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일약 스타로 떠오른 바 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 경기에서 박종훈은 150개가 넘는 공을 던지고도 다음 경기에 등판하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신인지명 회의를 기다린 바 있다. 다만, 1피안타 완봉승 뒤에는 10개의 사사구 허용이라는 그늘도 존재하여 '제구력 보완'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박종훈의 특징은 '투구 폼'에 있다. 근래 보기 드문 잠수함 투수로, 타자들이 타격 타이밍을 맞추기 상당히 까다롭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과도 만났던 '와타나베 슌스케'와 놀랄 만큼 비슷한 폼을 가지고 있어 박종훈 역시 제대로 성장해 줄 경우 그와 비슷한 유형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실제로 그는 1군 무대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으나, 퓨쳐스리그 시절에는 야구월드컵 국가대표(2011년), 동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2013년)를 역임하면서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은 바 있다. 특히, 상무 시절에는 2013 시즌에 남부리그 최다승을 차지하며, 향후 발전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이기도 했다.
전역 이후 SK 1군 불펜에 합류한 박종훈은 초반 두 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나름대로 좋은 출발을 선보인 바 있다. 비록 지난 5일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는 홈런 두 방을 맞으며 3실점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시즌 초반임을 감안한다면 박종훈의 효용 가치는 분명 높다 하겠다. 과연 그가 LG 우규민과 함께 '잠수함 투수 10승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꽤 흥미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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