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도 될 것 같다. 10년 전 K리그 무대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던 박주영(30)이 FC서울로 돌아왔다.
박주영은 11일 오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입단식을 통해 7년 만에 다시 FC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2005년 혜성같이 등장해 K리그를 평정했던 박주영. 그는 데뷔 시즌에 12골을 넣어 득점 2위에 오르며 '이슈 메이커'로 떠올랐고 4시즌 동안 91경기에서 총 33골을 몰아넣어 FC서울의 간판스타로 군림했다.
이후 박주영은 AS모나코, 아스널 등 유럽 무대를 누비면서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그러나 프로 선수에게 경기 출전만큼 귀중한 가치도 없다. 아스널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박주영의 가치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작년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부진 때문에 팬들의 여론은 점점 더 싸늘해졌다.
그의 선택은 친정 복귀였다.
박주영은 "내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감독님께서 그런 부분을 말끔하게 말씀해주신 것이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편안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며 "나는 서울에서 처음 프로 생활을 했다. 내 마음 속에서 은퇴는 친정에서 하겠다는 마음을 늘 갖고 있었다. 상암에서 뛸 때 팬들과 함께 한 시간이 내 가슴 속에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제는 내가 팬들에게 좋은 추억과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자신의 전매특허였던 등번호 10번을 내려놓고 91번을 달고 새 출발에 나선다. 최용수 감독의 추천 번호다. 현재 10번은 에벨톤이 달고 있다. 겸손한 자세로 '9+1'의 의미를 담은 등번호 91번을 추천한 것이다.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은 예전에 좋은 경기력으로 국민의 관심을 받았던 선수다. 다만 공인으로서 팬들과의 접근성, 미디어와의 관계 등은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금 더 팬들에게 재미있는 스토리를 제공해줘야 한다.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주영도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보다 경기력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박주영은 K리그 흥행에 도움이 되고픈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왔다고 흥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웃으며 "사람들이 재밌어 해야 경기장에 오시는 것 같다. 감독님을 따라 공격적인 축구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많이 오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어떤 말보다도 경기장에서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남은 시간동안 철저히 준비해서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서울월드컵경기장=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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