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이 한정된 시한부 설정은 극적인 이야기를 위해 과거부터 꾸준히 드라마와 영화에 이용돼왔다. 특히 남녀의 로맨스와 맞물린 시한부 설정은 보는 이들의 눈물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정이 흔해지기 시작하면서 신파적인 느낌과 함께 촌스럽다는 인식이 생겼고,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예전만큼 시한부 설정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두 드라마는 시한부 설정을 적재적소에 활용해 성공을 거뒀다.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와 SBS 월화드라마 '펀치'는 해당 설정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고 가면서 각각 40%가 넘는 시청률과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었다.
'가족끼리 왜 이래'의 중심인물인 아버지 차순봉(유동근 분)은 위암말기로 3개월의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족의 미래를 걱정하는 차순봉은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통해 가족이 화합하길 바란다. 자식인 삼남매에게 건 불효소송 역시, 먼저 세상을 떠나는 아버지의 걱정어린 마음이 담겨있다.
결국 그의 시한부 인생은 단순히 슬픔에서 끝나지 않고 가족을 변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한다. 죽음을 준비하는 순봉과 그의 가족들은 슬픔에 매몰되기 보다는 복합적 감정을 교차시킨다.
'펀치'의 시한부 설정은 가족 단위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세상을 바꾼다.
비리 검찰의 온상이었던 박정환(김래원 분)은 6개월의 시한부 선고를 받고 서서히 변화하는 인물이다.
그는 이태준(조재현 분) 검찰총장의 밑에서 권력지향적인 삶을 살아왔지만 야망을 위해 자신의 가족까지 건드리는 권력자들에게 반기를 든다.
6개월의 시간 동안, 박정환은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왔던 삶의 방식과 치열하게 맞서며 부패한 권력자들을 끌어내린다. 그리고 딸에게 더 나은 세상을 선물하고 떠난다.
시한부 선고는 권력과 명예만을 좇다 마감할 수 있었던 그의 삶을 180도 뒤바꿔 놓는다. 극적인 효과는 그대로지만, 죽음에 대한 슬픔보다 삶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진부함을 벗어났다는 평이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ywj201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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