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12(토)

골프

동료들도 이름 몰랐던 제임스 한의 인생역전

3주 뒤 태어날 첫 딸 이름으로 ‘리비에라’ 고민

2015-02-23 12:25

함께출전한동료들도이름을모를정도로무명에그쳤던재미교포제임스한은미국프로골프(PGA)투너노던트러스트오픈우승으로인생역전에성공했다.(자료사진=캘러웨이골프)
함께출전한동료들도이름을모를정도로무명에그쳤던재미교포제임스한은미국프로골프(PGA)투너노던트러스트오픈우승으로인생역전에성공했다.(자료사진=캘러웨이골프)
“내 이름을 모르는 동료도 많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노던 트러스트 오픈에서 우승한 재미교포 제임스 한(34)은 활짝 웃으며 과거를 회상했다. 이제는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는 불과 지난주까지 철저한 무명. 실력보다는 이벤트로 화제가 됐던 그저 그런 선수였다.

제임스 한은 23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7349야드)에서 끝난 PGA투어 노던 트러스트 오픈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2003년 프로로 전향해 한국과 캐나다를 거쳐 PGA 2부투어에 입성한 제임스 한은 2012년 ‘렉스 호스피탈 오픈’에서 우승하고 준우승도 2차례 하며 당당히 2013년 PGA투어에 입성했다. 데뷔 첫해 ‘휴매너 챌린지’에서 공동 4위에 오른 이후 제임스 한은 중위권 성적을 전전했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2세 때 부모를 따라 이민을 떠나 미국 국적을 얻은 제임스 한은 생계를 위해 골프용품을 판매하는 상점에서 일하는 등 형편이 풍족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골프선수의 꿈을 놓지 않았다. 대회 출전을 위해 돈을 빌려 캐디를 고용하기도 했다.

그는 2007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활약했고, 2008년부터 2년 동안 캐나다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결국 2010년부터는 PGA 2부 투어까지 진출해 ‘꿈의 무대’ 진입을 노렸다. 2012년 PGA 2부투어 상금랭킹 5위에 올라 2013년 PGA투어 입성에 성공한 제임스 한은 인상적인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3년 피닉스 오픈에서 경기 도중 16번 홀(파3)에서 19피트(5.,79m)의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당시 전 세계를 휩쓸었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춰 화제가 됐다. 하지만 그런 모습도 동료들에게는 그의 존재를 알리지 못했다. 제임스 한은 그저 그런 선수로 지내는 듯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연장 세 번째 홀에서 8m에 가까운 먼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PGA투어 통산 8승에 빛나는 더스틴 존슨(미국)을 멋지게 따돌렸다.

대회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우승 선수 자격으로 참가한 제임스 한은 “꿈만 같다. 이 대회에서 우승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면서 “함께 경기하는 선수 중에도 내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어떤 선수는 나를 존 허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멋쩍은 듯 웃었다.

이어 “연장전에서도 폴 케이시와 더스틴 존슨은 알아도 내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승으로 내 꿈이 이뤄졌지만 나는 여전히 무명”이라고 겸손해했다.

PGA투어에서 따낸 첫 번째 우승으로 페덱스컵 랭킹 포인트 500점을 추가한 제임스 한은 736점을 기록해 55위에서 8위로 무섭게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번 우승 전까지 올 시즌 10개 대회에서 28만4639달러(약 3억1600만원)의 상금을 얻어 상금 랭킹 86위에 그쳤다. 하지만 ‘노던 트러스트 오픈’ 우승으로 120만6000달러(13억4000만원)의 우승 상금을 챙겨 단번에 11위로 뛰어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제임스 한은 생애 첫 마스터스 토너먼트 출전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그는 3월 초 대회 참가 일정은 계속해서 비워둘 예정이다. 자신의 첫 딸이 태어나는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제임스 한은 자신의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자신이 우승한 골프장의 이름을 딸의 이름으로 진지하게 고민했다. 제임스 한은 “아내와 ‘리비에라’라는 이름을 상의하겠다. 딸의 이름으로 좋을 것 같다”고 기뻐했다.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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