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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당 탐정'된 명민좌, 이렇게 웃겨도 되나요?

"콤비 오달수와 '달수의 밤' 보내…'조선명탐정'은 무조건 우리 셋"

2015-02-21 06:00

5일오후서울삼청동한카페에서영화'조선명탐정:사라진놉의딸'로돌아온배우김명민이포즈를취하고있다.(사진=윤성호기자)
5일오후서울삼청동한카페에서영화'조선명탐정:사라진놉의딸'로돌아온배우김명민이포즈를취하고있다.(사진=윤성호기자)
강마에와 이순신 그리고 연기본좌. 배우 김명민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세 가지 키워드다. 그는 '불멸의 이순신'으로 이름을 알렸고, '하얀 거탑'으로 연기본좌에 올랐으며 '베토벤 바이러스'로 스타가 됐다.

그런데 이들보다 더 질긴(?) 운명의 작품이 있다. 시기도 절묘하다. 김명민의 코믹연기가 잊혀질 때쯤, 무려 4년의 공백을 뛰어넘었다. 영화 '조선명탐정-사라진 놉의 딸'(이하 '조선명탐정2')의 이야기다.

또 한번 코믹연기를 만나 그의 연기신공은 물이 올랐다. 배우와 작품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면 그야말로 '천생연분'이다.

인터뷰 내내 김명민의 눈에서도 작품을 향한 애정이 흘러넘쳤다. 관객수 500만을 점치는 취재진 앞에서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는 모습이 딱 그랬다. 화수분처럼 샘솟는 말은 명탐정 김민 못지 않은 솔직함과 유머로 가득했다.

그의 유쾌한 입담을 '조선명탐정2'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5일오후서울삼청동한카페에서영화'조선명탐정:사라진놉의딸'로돌아온배우김명민이포즈를취하고있다.(사진=윤성호기자)
5일오후서울삼청동한카페에서영화'조선명탐정:사라진놉의딸'로돌아온배우김명민이포즈를취하고있다.(사진=윤성호기자)
◇ 다시 만난 짝꿍 오달수

-오달수 씨와 4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소감을 듣고 싶다.

"1탄 때보다 호흡이 잘 맞았다. 한번 해본 사람들은 눈빛만 봐도 안다. 달수 형과 감독님 그리고 나머지 스태프들이 4년 전과 똑같았다. '조선명탐정'을 다시 제작하기만을 기다린 사람들이다. 현장이 이산가족 상봉현장과 비슷했다. 다들 스케줄이 맞아서 2년 안에 올 수도 있었는데 감독님 스케줄 때문에 터무니없이 미뤄졌다. (웃음) 이번에는 그런 일은 없다. 잘되면 모든 조건이 갖춰져 있다".

-함께 촬영하면서 어떻게 교감했는지 궁금하다.

"달수 형 방에서 '달수의 밤'을 항상 보냈다. (오달수 표정을 흉내내며) 촬영 끝날 때쯤 되면 달수 형이 눈빛으로 신호를 보낸다. 씻고 목욕재계하면 막걸리 마시자고 콜이 온다. (달수 형이) 막걸리에 초코파이 내놓고, 다소곳하게 한 상을 차려놓는다. 매일밤 촬영이 끝나면 지역마다 다른 막걸리를 마셨다".

-사이가 정말 각별한 것 같다.

"제가 없으면 외로워하고 실제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안으면 품에 쏙 안긴다. 되게 편한가보다. 저한테 푸근한 남자라고 그런다".

-1편 이후 4년이 지나, 체력적으로 두 사람 모두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달수 형은 체력이 저질이라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웃음) 저도 힘들었지만 안 그런 척 하면서 정말 열심히했다. 저는 등산도 하고 조깅도 했는데 형은 헬스장을 끊어놓고 안 갔다. 내가 그냥 헬스장까지 걸어가기라도 하라고 했다. 운동을 좋아하지도 않고, 바빠서 체력관리 할 시간이 없었다더라. 아마 달수 형은 영화를 통해 산공기도 마시고 많이 운동했을 거다".

5일오후서울삼청동한카페에서영화'조선명탐정:사라진놉의딸'로돌아온배우김명민이포즈를취하고있다.(사진=윤성호기자)
5일오후서울삼청동한카페에서영화'조선명탐정:사라진놉의딸'로돌아온배우김명민이포즈를취하고있다.(사진=윤성호기자)
◇ 숨길 수 없는 현장 분위기

-오랜 시간 동고동락했을텐데, 현장 분위기가 궁금하다.

"촬영장 기운이 아무리 속이려고 해도 속일 수가 없다. 포장하려 해도 관객들에게는 들통이 난다. 현장에서 느꼈던 것들이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느껴진 것 같다. 배우들이 좋다고 하면서도 거짓말인 경우가 있는데 '조선명탐정'은 그냥 다 형이고 동생이다. 이름 부르면서 촬영하고, 정말 가족적이다. 그 중심에는 감독님이 있었다".

-감독님이 어떤 식으로 현장 분위기를 즐겁게 했나.

"배우는 물론이고 조연, 단역, 스태프 막내까지 이름을 다 외운다. '분장의 밤'에는 분장팀들과 함께 와인과 술을 마시고 다음 날 술에 젖어서 나온다. 또 아무 지장없이 촬영을 마치면 '조명의 밤', '촬영의 밤' 등이 이어진다. 그렇게 스태프들과 교감하고 그랬다. 제가 봤을 때 최고의 선장이다".

-아무리 가족처럼 좋아도 힘든 적도 있었을 것 같다.

"한 여름 뙤약볕 아래서 촬영을 하는데 옷이 두껍다. 그런데 한복이 간지가 생명이다. 비거 촬영을 하는데 낙하산 탈 때처럼 솜으로 만든 옷을 입었다. 보온 효과가 있어서 안의 온도가 3~4도가 올라가는 것 같았다. 날씨 좋을 때 뛰어야 돼서 기온이 한 38.5도까지 올라갔나? 진짜 고생했다. 달수 형이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높은 곳에서 뛰어야 했으니까 잔뜩 얼었다. 그 부분이 힘들었다".

-아무래도 순발력이 중요한 코믹연기이다 보니 애드리브가 있었겠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협의 하에 약속된 것만 간다. 감독님 모르게 가는 것은 없었다. 1편 때도 그랬다. 현장에서 만들기는 하지만 감독님과 협의 후에 촬영하는 것이다".

5일오후서울삼청동한카페에서영화'조선명탐정:사라진놉의딸'로돌아온배우김명민이포즈를취하고있다.(사진=윤성호기자)
5일오후서울삼청동한카페에서영화'조선명탐정:사라진놉의딸'로돌아온배우김명민이포즈를취하고있다.(사진=윤성호기자)
◇ 김명민이 본 '조선명탐정2'

-여타 다른 탐정물과 다른, '조선명탐정' 시리즈만의 매력이 뭘까.

"일단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귀요미' 둘이 나온다. 김민(김명민 분)과 서필(오달수 분). 우리 정서를 담기도 했고,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어느 정도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발명품들이 등장한다. 또 볼거리가 풍부하다.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모습이 '셜록홈즈'같은 탐정물 같으면서도 '아이언맨'이 생각나고, 탐험하는 건 '인디아나 존스'같기도 하다. 이런 복합 장르가 국내 영화에는 없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


-1편보다는 어떨까?

"재밌을 것이다. (웃음) 일단 우리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고, 둘의 케미에 대한 기대가 있을 것이다. 독립적으로 완성도가 있는 캐릭터라 셜록홈즈와 왓슨같기도 하고, '맨인블랙' 같은 그런 느낌일 것 같다. 코믹연기지만 코믹연기를 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자연스럽게 보였으면 좋겠다".

-다른 감정을 가진 두 개의 드라마가 흘러간다. 어떻게 감정 변화를 연기했나.

"1편의 드라마가 수위가 3이라면 2편은 수위가 5다. 감정의 골이 1편보다 강하고 묵직하고 깊다. 김민이 무게중심을 잡아줘야 하기 때문에 간극 속에서 감정의 안배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잘 잡고 가고, 코믹한 부분은 확실하게 코믹적으로 보여주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비결 좀 알려달라.

"김민이 유쾌하지만 진중할 때는 한없이 진중하다. 잘난척하면서 허세부리는 톤과 진짜 고민에 빠져서 힘들어하는 톤이 좀 다르다. 대본에 읽으면서 그런 부분을 다 표시해 놓는다. 발빠르게 진행되는 현장에서는 분위기에 이끌려 놓치고 가게 된다. 5가지 톤으로 나눠 미리 준비하고 있지 않으면 힘들다. 다음 장면이 무엇인지, 극의 흐름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걸 계산해서 간다. 슬픈 일을 당했을 때 그 전에 전조가 살짝 깔리는 듯한 연기를 해줘야 다음으로 가서 튀지 않는다".

-3편 제의가 오면 무조건 캐스팅 확정인가?

"달수 형, 감독님, 나. 이렇게 셋이 아니면 같이 안한다". (웃음)

5일오후서울삼청동한카페에서영화'조선명탐정:사라진놉의딸'로돌아온배우김명민이포즈를취하고있다.(사진=윤성호기자)
5일오후서울삼청동한카페에서영화'조선명탐정:사라진놉의딸'로돌아온배우김명민이포즈를취하고있다.(사진=윤성호기자)
◇ '조선명탐정'의 역대 여배우들 그리고 조관우

-1편에는 한지민, 2편에는 이연희와 연기했다. 두 사람의 차이점이 있을까?

"지민이는 정말 털털하고 살가운 아이다. 본인이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저는 지민이를 남동생이라고 부른다. 한객주로 변했을 때는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섹시함과 도도함이 있다. 연희는 청순한 매력이 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천천히 다가가면서 사람을 적신다. 연희가 기모노 입었을 때, 굳이 거기 없어도 되는데 계속 숨어있었던 소품팀 아이가 생각난다. 두 사람 다 촬영장의 꽃이다. 분위기를 화사하고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조명을 많이 켜서 후끈하다".

-노비의 딸, 다해와의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이름이 채연인데 그 아이 또한 숫기가 없다. 마지막 장면 촬영을 위해 해가 넘어가기를 기다리면서 채연이와 두 시간 가량을 단둘이 있었다. 저는 아들이 있으니까 근엄은 땅에 묻어버리고 아버지의 마음으로 접근했다. 그 후 촬영에 임했는데 감독님이 투샷이 정말 보기 좋았다고, 아이 표정이 잘나왔다면서 두 시간 기다린 보람이 있다고 하더라. 촬영 끝나고 수줍게 장문의 편지를 주고 갔다. 부르는 호칭은 아저씨나 삼촌인데 기분에 따라 달라진다".

-가수 조관우 씨가 악역으로 출연했는데 연기가 인상적이더라.

"모든 게 의외다. 자기 주관도 뚜렷하실 것 같고 그런데 마음이 약하고 배려를 정말 많이 해주신다. 남들에게 걱정이나 폐를 끼치면 어쩌나. 그 걱정을 항상 안고 산다. 연기도 정말 의외로 잘 하셨고, 의외로 감독님한테 많이 혼나고. (웃음) 혼자 연습을 많이 해갖고 오면 이상하게 연습하지 말라고 혼났다. 인간미 넘치는 분이다. 카메라 보는 법이나 자세에 대해 조언드린 적은 있다".

5일오후서울삼청동한카페에서영화'조선명탐정:사라진놉의딸'로돌아온배우김명민이포즈를취하고있다.(사진=윤성호기자)
5일오후서울삼청동한카페에서영화'조선명탐정:사라진놉의딸'로돌아온배우김명민이포즈를취하고있다.(사진=윤성호기자)
◇ '명민좌'에게 '조선명탐정'이란?

-지금까지 진중한 연기를 많이 해왔는데 '조선명탐정'의 연기는 좀 달랐을 것 같다.

"일단 감정적으로 골이 많이 깊지 않기 때문에 덜 가혹해도 되는 부분이 있다. 연기에 대한 접근이나 몰입은 비슷하지만 저를 피폐하게 황폐화시키는 부분이 많이 덜하기 때문에 빠져나오기도 편하다. 다른 작품들은 후유증이 심각한데 이 작품은 후유증이 거의 없었다. 저에게도 쉬어가는 그런 작품이다. 필모그래피에 전환점을 찍어주고 환기하는 작품이라 의미가 있다".

-김민은 약간 허당스럽다. 더 멋있는 캐릭터이길 바란 적은 없나?

"그런 건 별로다. 나이가 먹을수록 멋내려고 하면 안된다. 제가 평소에 친근감있게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배우가 아니라 작품 통해서라도 친근감있게 다가가야 한다". (웃음)

-그럼 이제 멋있는 캐릭터보다는 친근한 캐릭터인가?

"아무리 멋내려 해도 젊을 때만큼은 못할 거다. 중년이어서 나오는 향기가 있고, 뭔가를 하려 하지 않아도 내공처럼 나오는 모습이 제게는 멋이라는 느낌이다. 어떤 역할을 하든 그 안에 멋이 살아있다. 최선을 다해 역할을 하면 전혀 아닌 모습에서도 섹시함을 느낄 수 있다. 자기 일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이 섹시하고 멋있다. 이제는 그렇게 간다".

-'조선명탐정' 시리즈와 비슷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할 생각은 없나?

"중복되지 않은 캐릭터라면 괜찮을 것 같다. 이런 코믹스러운 탐정 역할은 당연히 고사다. '조선명탐정'은 이것으로 소중하고 다른 작품에 소모되는 것이 싫다. 미안하지만 김민이 배신감을 느낄 것 같다. 시리즈물로 가려면 지켜줘야 되기도 하고. (웃음) 1편 후에 코믹한 역할 제의가 많이 들어왔는데 이게 함정이구나 싶어 발을 싹 뺐다".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ywj201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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