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일본에 2차 캠프를 차린 구단 중 일부는 이미 NPB 프로팀과 연습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이른바 오프시즌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오키나와 리그’가 절정에 다다른 셈이다. 그 중 롯데는 지난 20일, 미야자키에서 열린 요미우리 2군과의 경기에서 10-5로 승리하는 등 승전보를 전달해 오기도 했다. 이렇게 양국가 간 교류전을 통하여 내년 모습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은 오프시즌의 또 다른 재미인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떠나 ‘최하위 탈출’이 우선 과제였던 KIA 역시 내우외환에 시달려야 했다. 계약이 만료된 전임 선동열 감독을 재신임하는 것으로 팀 운영 방향을 결정했다가 선 전 감독이 스스로 사퇴를 결정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오프시즌을 맞이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새로 선임된 김기태 감독은 LG 사령탑 시절에 선보였던 ‘형님 리더십’을 재현하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여러 가지를 시험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주축 선수들의 이탈’ KIA, 2015시즌을 살릴 키 맨은?
다만, 김기태 감독은 LG 사령탑을 역임했을 때와는 다른 상황에서 고향팀을 맡게 됐다. 김 감독이 LG를 맡았을 때만 해도 2군 감독을 거친 이후 1군으로 ‘승격’된 형태를 취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베테랑(기존 전력)과 신진 세력간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KIA에는 그러한 ‘기존 전력’이 거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특히, 중견수 이대형(KT 이적)을 비롯하여 안치홍-김선빈 듀오(이상 군 복무)가 빠진 ‘센터 라인’의 재정비는 김기태 감독의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중견수 김주찬’을 1년 내내 가동할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발 빠른 리드 오프가 중견수 자리를 맡아준다면, 이대형이 떠난 자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기태 감독이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카드다. 실제로 김주찬은 연습 경기에서 중견수로 자주 출장하며 이러한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아니다 싶으면 김다원, 신종길 등에게도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의 폭이 그렇게 좁은 것만은 아니다.
문제는 역시 안치홍과 김선빈이 빠진 유격수와 2루수, 이른바 ‘키스톤 콤비’를 2년간 누구로 메워 줄 것인가의 여부다. ‘드래프트 1라운더’ 출신 유망주, 강한울이 풀타임으로 활약한다는 전제조건하에 남은 한 자리를 놓고 박찬호, 이인행 등이 경쟁을 펼칠 수 있다. 그러나 누가 내야 한 자리를 맡더라도 1군 풀타임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기존 전력과 너무 큰 차이가 난다는 사실은 KIA가 1년 내내 안고 가야 할 점이다.
마운드는 아예 처음부터 새 그림을 짜야 한다. 외국인 선수 두 명과 좌완 양현종이 평균 이상을 해 준다는 전제 하에 임준혁, 심동섭이 지난해보다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하며, 노장 최영필도 ‘나이를 잊은 투혼’이 필요하다. 최근 3년간 신인 지명 회의에서 좋은 재원들을 많이 뽑은 만큼, 때로는 파격적인 선택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2015시즌 KIA의 최고 키 맨은 김기태 감독이다. LG 사령탑 시절과는 달리, 고향팀에서는 아예 공-수-주에서 밑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따라서 첫 해에는 김기태 감독 본인만의 야구를 추구하기 위한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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