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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설날에는 어떤 영화가 극장가 주름잡았을까?

지금으로부터 5년·10년·15년 전 흥행작 들여다보기

2015-02-19 06:00

예년보다 긴 5일 동안의 연휴 덕에 올 설에는 가족, 친구에게 "영화나 한 편 보러 갈까?"라고 제안하는 이들이 많을 듯싶다.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영화는 누구나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공공 문화로 자리잡았다. 그러면 지금으로부터 5년, 10년, 15년 전에는 어떤 영화가 설날 극장가를 주름잡았을까? 2010년, 2005년, 2000년 설 즈음 개봉한 흥행작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 3D영화 붐 일으킨 '아바타'…분단 아픔 그린 '의형제'

예전 설날에는 어떤 영화가 극장가 주름잡았을까?
2010년 설 연휴는 봉급쟁이들에게는 눈물나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휴일이 2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이었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이 껴 있던 탓에 사실상 휴일은 월요일 밖에는 없었다.

이 즈음 극장가는 지난해까지 5년간 역대 최고 흥행작 자리에 올라 있던 '아바타' 열풍에 휩싸여 있었다.

아바타의 총 관객수는 1362만 4328명. 2009년 12월 17일 전 세계 동시 개봉한 이 영화는 역대 최단기간인 17일 만에 수익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를 넘겼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듬해 1월 23일 외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어 2월 9일에는 1200만 관객을 념겼으며, 설 연휴인 2월 15일에는 1242만 관객을 돌파해 '왕의 남자'(2005)를 제치더니 2월 27일에는 괴물(2006)을 넘어 역대 관객수 1위를 기록했다.

아바타는 3D 영화로는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흥행 몰이를 했다. 지금은 흔하게 볼 수 있는 3D 영화가 아바타 이후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영화로는 그해 2월 4일 개봉한 송강호 강동원 주연의 '의형제'가 극장가를 휩쓸었다.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한 달간 자리를 지킨 이 영화는 누적 관객수 541만 6829명을 동원했다.

이 영화는 '쉬리'(1999), '공동경비구역 JSA'(2000)에 이어 뛰어난 연출로 남북 분단의 현실을 잘 그려냈다는 평을 얻었다. 분단을 소재로 한 여느 영화와 달리 가볍고 세련된 이야기로 관객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높은 점수를 땄다.

◇ '말아톤' '공공의 적2' 한국영화 강세 견인

예전 설날에는 어떤 영화가 극장가 주름잡았을까?
2005년 설 연휴는 직장인들의 얼굴에 '미소 꽃'을 피웠다. 8일부터 10일까지 3일이었는데, 화요일에 시작해 목요일에 끝나는 덕에 그 주 월요일이나 금요일 휴가를 내면 최고 6일 동안 쉴 수 있었던 까닭이다.

설날 연휴에는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였는데, 그 중심에는 그해 1월 27일 나란히 개봉한 '말아톤'과 '공공의 적2'가 있었다.

조승우가 주연한 말아톤은 지적장애를 지닌 청년이 마라톤을 통해 사회와 소통해 나가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누적관객수는 419만 6859명을 기록했는데, 그해 흥행 3위에 올랐다.

자폐증을 앓는 윤초원을 연기한 조승우는 이 영화로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그를 실제 자폐증 환자로 알았다는 관객들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극중 엄마와 초원이가 주고 받는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 "몸매는?" "끝내줘요!"라는 대사는 화제의 유행어가 됐다.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2'는 앞서 2002년 1월 개봉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3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한 전편의 후광을 등에 업고 성공한 대표 사례로 남았다.

등급을 15세 이상 관람가로 전편보다 낮춘 이 영화는 누적관객수 313만 4424명을 기록하며 이후 공공의 적이 시리즈물로 만들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설경구가 연기한 강철중은 이 시리즈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전편에서 열혈 형사였던 강철중은 2편에서 유능한 검사로 등장했는데, 독특한 매력이 반감됐다는 평도 있었다.

◇ 송강호 설경구의 발견…'반칙왕' '박하사탕' 개봉

예전 설날에는 어떤 영화가 극장가 주름잡았을까?
2000년 설 연휴는 2010년의 원조 격이었다. 2월 4일부터 6일까지가 설 연휴기간이었는데, 금토일 3일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체 스크린의 90% 이상을 장악한 멀티플렉스는 이때만 해도 활성화 되지 않았다. 포스터 대신 그림을 그려 극장 위에 매단 동네 극장에서도 영화를 보던 때다.

2000년은 지금까지 한국영화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배우 설경구와 송강호를 발견한 해로 의미가 크다. 그해 1월 1일 개봉한 '박하사탕'과 2월 4일 관객과 만난 '반칙왕'이 그 무대였다.

반칙왕은 송강호의 첫 주연작이다. 1990년부터 극단에서 활동하던 그는 1996년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데 이어 1997년 '초록물고기' '넘버3' 등에 출연해 이름을 알렸다.

드디어 송강호는 반칙왕을 통해 은행원이자 레슬러인 대호를 연기하면서 주연 배우로서 인정을 받아 지금에 이르렀다. 당시 송강호는 영화를 위해 레슬링 훈련을 했는데, 그는 "물리적으로 가장 극한의 상황까지 간 작품이었다"고 회상했다.

박하사탕 역시 설경구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다. 설경구는 이 영화에서 한국 현대사의 아픔인 5·18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한 트라우마로 삶이 망가져 가는 김영호 역을 맡아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했다.

그는 오디션을 통해 주연으로 발탁됐는데, 박하사탕을 연출한 이창동 감독은 "평범한 마스크에 카리스마가 약해 보였지만, 볼 때마다 얼굴이 달라 다양한 색깔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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