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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 백’ 백규정을 위한 변명

2015-01-31 06:06

‘큐 백’ 백규정을 위한 변명
[오칼라(美 플로리다주)=마니아리포트] 그의 첫 도전이 처참히 무너졌다.

백규정(20․CJ오쇼핑)이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골든오칼라 골프클럽(파72․6541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 코츠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2라운드 잔여 경기 후 컷 탈락했다.

전날 라운드를 다 마치지 못했던 백규정은 이날 5개 홀 경기에서 버디 2개를 잡았지만 중간 합계 10오버파 154타를 기록했다. 컷 기준 타수에는 무려 6타나 부족했다. 프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이다.
백규정은 대회장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연습장에서 퍼팅과 칩샷 연습을 하던 그에게 미국 무대 첫 대회 컷 탈락에 대한 심경을 물었다. 조심스러웠다. “모두 제가 못 친 탓이죠.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그는 미소를 지었지만 씁쓸함이 묻어났다.

백규정의 별명 중 하나는 ‘멘탈 갑’이다. 투어에 뛰어든 지 불과 1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두둑한 배짱으로 전혀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서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멘탈 갑도 흔들렸다.
우선 팬과 언론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 훨씬 커졌다. 백규정은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하나․외환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LPGA 투어 ‘직행 티켓’을 타냈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신인왕 출신이기에 그의 첫 도전 무대는 큰 관심사였다. 여기까지는 백규정 본인도 충분히 예견했고, 감내할 수준이었다. 그런 관심을 즐길 준비도 돼 있었다.

하지만 첫날 라운드 시작과 함께 스윙과 클럽에서 문제점이 노출됐다. 첫 홀부터 드라이버샷이 끝에서 왼쪽으로 말렸다. 10번홀부터 경기를 시작한 백규정은 12번홀에서도 티샷이 왼쪽으로 말리면서 해저드에 빠진 끝에 보기를 범했다. 다음 홀도 보기. 이후 백규정은 크게 흔들렸다. 클럽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예전의 나쁜 스윙습관도 재발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주니어 골퍼 20여명이 그를 응원하러 왔다. 백규정은 “이보다 훨씬 많은 갤러리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던 나다. 하지만 아이들은 달랐다. 멀리까지 온 그들 앞에서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 샷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고, 그럴수록 더욱 흔들렸다”고 했다.

백규정은 컷 탈락 후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는 “멘탈 코치와 통화를 했다. 사실 처음에 너무 잘 하면 어쩌나 걱정했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들으니 맞는 얘기인 것 같더라”면서 “이제 첫 시합 끝냈다. 길게 보면 아무 것도 아니다. 클럽은 피팅을 받으면 되고, 스윙의 잘못된 부분도 고치면 된다”고 했다.

백규정은 LPGA 투어에 진출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Q Baek’(큐 백)으로 등록했다. Q는 백규정의 ‘규’와 발음이 비슷하고, 간결해서다. 일부에서는 ‘퀸’(Queen)이 되겠다는 의미가 아니냐고 해석했다.

LPGA 투어 2015 시즌의 큐 사인은 이제 막 들어왔다. 백규정도 프로에 데뷔한 지 이제 만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퀸이 되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쳐야만 한다. 그의 말대로 이제 딱 한 대회가 끝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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