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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올랜도]45g 골프볼로 LPGA 정복한 사나이

2015-01-23 09:47

[여기는 올랜도]45g 골프볼로 LPGA 정복한 사나이
[올랜도(美 플로리다주)=마니아리포트]종합상사를 거쳐 건설회사에서 철강을 담당했다. 이후 자신만의 철강회사를 차렸고, 사업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자 이번에는 취미로 즐기던 골프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5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점령했다.

국산 골프 볼 브랜드 볼빅의 문경안(57) 회장 얘기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오렌지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PGA 머천다이즈 쇼에서 그를 만났다. 문 회장이 살아온 인생과 골프에 대해 지난 20일과 21일(이상 현지시간) 두 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가졌다.

- 철강회사를 운영하다 골프 사업을 시작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골프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한 건 아니다. 어느 날 골프를 하다가 동반자 중 한 사람이 추천을 하더라. 그래서 얼떨결에 맡게 됐다. 처음부터 골프사업을 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웠다면 기업 실사작업도 신중하게 했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자체가 그랬다. 특별히 뭘 하겠다고 한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상사, 건설회사, 철강회사, 그리고 골프를 하게 되더라. 인생은 의지대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5년 후에는 또 뭘 하고 있을지 나도 모른다.”
(경북 김천 출신인 문 회장은 종합상사의 샐러리맨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건영건설을 거쳐 철강회사 (주)비엠스틸을 창업해 성공신화를 썼다. 2009년 볼빅을 인수했다.)

- 예전에 볼빅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회사를 인수한지 5년 만에 놀랄 만한 성공을 거뒀다. 비결이 있었나.

“처음에는 회사 하나 더 늘렸다고만 생각했다. 그렇게 별 생각 없이 두세 달이 훌쩍 지나갔다. 하지만 나중에 회사에 관한 재무와 매출 등 각종 보고서를 보니 정신이 번쩍 들더라.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철강회사만 운영할 때는 아침에 출근해 2시간 정도 업무를 보고 나면 내 일은 끝이었다. 이후에는 라운드를 하러 갔다. 그런데 볼빅을 맡으면서 좋아하던 골프도 마음대로 즐기고 못하고 있다. 어느 날 밤에 혼자 골프 연습을 하다 밤에도 볼이 잘 보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야광 볼을 만들었고, 이후 컬러 볼을 출시했는데 그게 시장에서 크게 히트했다. 운도 많이 따랐다.”
(과거 컬러 볼은 겨울에만 잠시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문경안 회장이 볼빅을 맡은 후 컬러 볼의 성능 향상과 함께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컬러 볼이 골퍼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고, 볼 시장의 판도도 바뀌었다. 그러나 그 사이 문 회장의 골프 실력은 핸디캡 2에서 6으로 줄었다.)

- 골프 실력은 뛰어났겠지만 볼에 대한 지식은 없지 않았나. 그동안 공부도 많이 했겠다.
“연구원만 아니지 그만큼 지식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화학과 관련된 소재 분야부터 공기역학까지 두루 공부했다. 페더리부터 우레탄까지 볼의 역사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직접 볼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그랬다.”

- 회사가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 줄 수 있나.
“처음에 우리가 볼을 수출했던 국가가 4곳에 불과했다. 지금은 40개국으로 늘었다. 해외 수출액도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자체적으로 30%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2011년부터 국내 점유율은 2위를 유지하고 있다. 1위 업체와의 격차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
[여기는 올랜도]45g 골프볼로 LPGA 정복한 사나이

- 이곳 머천다이즈 쇼에서 보니 볼빅의 인기가 대단한 것 같던데.
“맞다. 이번에 각 용품업체들의 연습 타석에 마련된 볼이 바로 우리 제품이다. 6000개 정도를 지원했다. 2011년 처음 코트라(KOTRA)의 지원으로 머천다이즈 쇼에 참가했을 때 볼빅 브랜드를 안다고 답한 사람은 25%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80%에 달했다.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후원 선수들의 힘이 크다. 지난해 LPGA 투어에서는 골프 볼로 벌어들인 상금액을 따졌을 때 팀 볼빅 선수들이 2위를 기록했다. 소속 선수들이 적어서 그렇지 사실상 1위나 다름없다.”
(골프 관련 통계업체인 대럴 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LPGA 투어에서 팀 볼빅 선수들이 벌어들인 상금 총액은 320만 달러에 달했다. 사용 빈도는 223회. 평균 금액은 1만6989달러로 골프 볼 부문 1위에 올랐다. 사용 선수가 많았다면 상금 총액 부문에서도 충분히 1위에 올랐을 수치다.)


- 올해 처음으로 퍼터를 출시했다. 볼빅은 그동안 골프 볼 전문 회사였는데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나.
“퍼터를 시작으로 토털 골프 회사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 브랜드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판매점들이 먹고 살게 하기 위해서는 그럴 필요성이 있다. 올해 출시한 퍼터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 회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직원과 평소 스킨십도 자주 하는 편인가.
“가급적 자주 만나고 많은 얘기를 나누려 한다. 오너와 직원이라는 관계를 떠나서 격 없이 소통할 필요성이 있기에 소주를 자주 마신다.”
(뉴질랜드에서 곧바로 미국으로 날아온 문 회장은 도착하자마자 직원들을 불러 저녁 술자리를 가졌다. 직원들도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들은 마치 아버지와 아들처럼 어색하지 않았다.)

-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직원이 재산이다. 그들의 역량이 중요하다. 회사를 맡은 후에는 은퇴했던 골프 볼 전문가를 고문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현재 전 세계에서 볼의 딤플을 디자인할 수 있는 인재가 10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 분이 그 중 한 명이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다고 알고 있다. 나이를 떠나 그런 훌륭한 자원이 회사에 있어야 성장이 가능하다. 기술력이 기본 바탕에 깔리고 마케팅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게 인재다.”

- 올해 볼빅의 목표는 뭔가.
“해외 시장에서 지난해 매출보다 2배를 달성하려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 새로운 판매망도 구축할 것이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또한 LPGA 투어뿐 아니라 향후 PGA 투어에 대한 공략도 차근차근 할 계획이다.”
(머천다이즈 쇼 첫날 볼빅은 남아공과 프랑스, 영국 등 10여 개 국가의 바이어와 상담을 했다. 볼빅 관계자는 그 중 두세 곳은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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